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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통증에 민감한 환자 대응 솔루션

정신적 문제 동반 많아…통증 공감이 최우선
강지인 정신의학과 교수 강연

“치과 환자들 가운데 ‘정신적인 어려움’이 동반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치과 임상현장에서 만나는 정신의학적 이슈’를 주제로 지난 15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열린 대한턱관절교합학회 종합학술대회에서 발표한 강지인 연세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과 문제로 고통받는 환자들 가운데는 ‘정신적 어려움’이 동반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불안, 통증을 비롯한 신체 감각의 민감성, 비대칭에 대한 과도한 집착, 비특이적 신체증상 등이 그 예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강 교수는 그동안 자신이 진료한 치과적 통증 호소 환자 사례를 토대로 유독 통증 등에 예민한 사람들의 정신적인 문제를 짚었다. 그리고 치과의사가 이러한 환자들을 어떻게 대하고 치료해 나가야 하는지에 관해 설명했다.

# ‘통증’에 정서적인 부분도 영향

먼저 이날 강연에서 강 교수는 ‘통증’을 이렇게 정의했다. “실제적이거나 잠재적인 조직 손상과 관련되거나, 그러한 손상으로 기술된 ‘불쾌한 감각적이고 감정적인 경험’.”

이렇듯 통증은 의사가 진단한 객관적인 것과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것 사이에 상당한 온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통증은 단순히 ‘아프다’는 감각뿐 아니라 불쾌한 느낌, 우울하고 괴로운 ‘정서적인 측면’까지를 모두 포함한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강 교수는 “급성 통증이건 만성 통증이건 전적으로 ‘신체적인’ 체험일 수만은 없다. 통증의 체험에는 심리적인 요소가 수반된다”며 “예를 들어 플라시보(placebo) 효과를 생각해 보자. ‘투약/시술을 받는다’고 하는 체험(인지, 정서)이 환자에게 진통효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검사 결과로 잘 설명되지 않는 만성 신체 증상은 스트레스나 뇌의 조절능력 등과 깊이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신 질환 때문에 치과 질환이 발현되기도 하고, 치과 질환과 관련된 고통 때문에 정신적인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하며,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진상 환자’ 될 가능성 높아

그렇다면 이처럼 유난히 감각이 민감한 환자들, ‘진상 환자’가 될 개연성이 큰 이들을 임상 현장에서 치과의사가 만났을 때 어떻게 진료해야 할까.

강 교수에 따르면 우선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공감’해줘야 한다. 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원인이 심리적 요인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을 환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섣불리 정신적인 문제임을 단정 짓지 않으면서 환자를 안심시키는 것이다.

강 교수는 “통증으로 인한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통증 때문에 고생이 많으시죠’라며 환자의 마음을 다독이고, ‘치과적인 문제보다는 자율신경의 민감성으로 인해 통증 신호 전달과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저도 계속 봐 드리겠습니다만, 통증 관리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검사나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환자에게 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강 교수는 이러한 환자를 대할 때 친절하되 단호하고 권위 있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의사 입장에서 예민한 환자를 만나게 되면 굉장히 힘들고 에너지가 많이 소모된다. 따라서 시간을 미리 제한해 놓고 상담에 들어가야 해당 환자에게 과도한 시간을 쏟지 않을 수 있다”며 “특히 이들을 진료할 때는 친절하되 권위 있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예민한 환자들은 의사의 표정 변화에 매우 민감하므로, 가능하면 근엄한 표정으로 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