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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려고 치과의사 됐나?’ 비관 보단 사회적 책무에 충실해야 ‘내일’ 있다

▶창간 50돌 특집: '지천명' 치의신보, 치대 언론과 길을 찾다/전국치대·치전원 편집부와 좌담회




올해 창간 50주년을 맞은 치의신보는 ‘독자와 함께 이룬 50년 독자와 함께 이룰 50년’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지난 3월부터 미래 치과계 주역이자 독자인 11개 치대·치전원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전국을 돌며 좌담회를 진행했다. 주된 키워드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의 전망과 미래 가치’였다.

지난 11월 24일 총 11회에 걸쳐 진행돼 온 좌담회의 긴 여정을 총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동시에 치대·치전원 학내에서 언론을 리드하고 있는 편집인들의 눈으로 바라본 학생들의 관심사와 고민을 통해 치과계와 치과계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해 봤다.

서울 서교동 창비 북카페에서 진행된 좌담회에는 경희대, 연세대, 조선대, 경북대, 원광대, 단국대 치대·치전원 편집부의 편집장 및 편집위원들이 참석했다. 

정택규】  선생님이 꿈이었던 사범대생에서 이제는 나만의 강점을 접목한 치과의사가 되는 것이 목표인 옹골진 단국치대 본과2학년 편집장(이하 규) 

김준엽】  수능칠 때까지도 치과의사가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치과의사의 사회적 책무를 고민하는 뼛속까지 치과인인 원광치대 본과1학년 편집장(이하 엽) 

나채진】  대학졸업 후 6년여 간의 회사생활 끝에 도전한 치전원. 케이스 채우느라 힘들지만 그래도 현재가 더 즐거운 경북치대·치전원 본과3학년 편집장(이하 진)

이승현】  공장근무, 서울역 노숙자상담 경험 등을 통해 환자, 국민의 입장에서 필요로 하는 자신만의 치과의사 상을 마음에 품은 속 깊은 경희치대·치전원 본과2학년 편집장(이하 현)

권혁준】  물리학을 전공하다 동기부여를 위해 치대에 편입한 케이스. 페이닥터, 개원말고도 치과의사로서 다양한 가능성을 꿈꾸는 연세치대·치전원 본과1학년 편집 위원(이하 준)

김선아】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찾아 선택한 치전원 ‘아직은 할 만하다’는 교수님의 말 한마디에 긍정의 힘을 얻는 조선치대·치전원 본과2학년 편집장(이하 아)

Q. 치대·치전원 그리고, 편집부 선택 이유는?

엽】 사실 수능을 칠 때까지도 치대엔 관심이 없었다. 치대 입학은 아버지의 권유가 컸다. 하지만 편집부 선택은 달랐다. 어릴 적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 교양수업 중 모 교수님께서 “치과의사는 자신의 기술로 사람을 바꿀 수 있지만 글 쓰는 사람은 글과 말로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이 마음에 와닿아 편집부에 들어갔다.

현】 학부를 졸업하고 병역특례로 컨베이어가 돌아가는 공장에서 일을 했다. 일을 하면서 회사생활은 내 비전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울역에서 노숙자 상담을 하던 경험을 살려 사회복지관련 일을 알다보다가 치전원에 지원하게 됐다. 편집부는 무엇보다 글 쓰는 것이 좋아서 선택하게 됐다.

아】 학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치전원에 입학했다. 내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편집부 선택은 사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글 쓰는 것도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O.T 때 편집부 방에 들어가게 된 것이 인연이 됐다. 얼떨결에 편집장이 되고 나서야 편집부 활동에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규】 고3까지 꿈이 선생님이어서 사범대에 들어갔다. 그런데 입학하고 보니 3학년 선배들이 거의 없었다. 다들 어디 갔냐고 물었더니 MEET, DEET 보러 가서 없는 거란 얘기를 듣고 부랴부랴 시험 준비를 해 치대에 들어오게 됐다. 편집부는 함께 해보자는 교수님과 뜻이 맞아서 시작하게 됐다.

준】 학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다 편입으로 치대에 들어왔다. 고등학교 때는 물리가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공부해 보니 세상하고 많이 동떨어져 동기부여가 안됐다.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것을 찾아 이것저것 공부하다 치대에 지원하게 됐다. 이과성향이 강해 말을 하거나 글을 쓰는 것이 부족한데 이런 부분을 보완하고 싶어 편집부를 선택했다.

진】 항공우주학과를 전공하고 6년 반 넘게 회사생활을 했다. 회사생활을 하며 4~5년간 많이 고민하고 망설인 끝에 치전원에 도전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지금 너무나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편집부 활동은 동아리 형태로 이뤄지는데 선배들이 좋다는 추천도 있었고 글 쓰는 것 자체도 좋아해서 선택하게 됐다.


                         다수 전문의 시대 나의 선택은 ?


건의함·치대 밖 소식 등 학우들과 소통에 열혈
특강이든 언론이든 선배들과 만남 목말라


Q. 학우들과 ‘소통’을 위한 특별한 노력이 있다면?
준】 학우들과 소통하기 위해 화장실에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부착하고 건의사항 함을 만들어 익명으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중에 편집부에서 다뤄볼 수 있는 내용을 주제로 다루기도 한다. 일례로 루페구입 문제를 다뤘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1학년 1학기가 끝나면 루페를 구입하게 되는데 가격이 엄청 비싸다. ‘꼭 사야하는 것인지’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선배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또 논문 리뷰 등을 통해 학생들이 구입에 대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규】 사실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단국치대의 경우 재작년부터 교지를 시작해 이제 5호째 발간하기 시작했다. 학번 공지방에 학생들의 각종 수상 소식이나 여러 가지 소식들을 알려달라고 공지해도 워낙 드러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한다. 그래도 최근에는 소식을 전해 주는 편이다. 연대 편집위 화장실 건의함은 참고할 만한 아이디어인 것 같다.


엽】 편집부가 학생들에게 어떤 얘기를 했으면 좋겠냐고 묻기 보다는 우리는 주로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주의다. 특히 내부 소식보다는 치대 밖 소식, 예를 들면 김영란법, 누진세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내용들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 편이다. 학교생활이 워낙 바빠서 외부 이야기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아】 소통이라고 할 만큼 거창한 것을 하고 있진 못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교지를 관심 있게 볼까 하는 데 많은 고민을 하는 편이다. 작년, 재작년 편집장들이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고 주로 학교 내 아는 사람들의 얘기를 흥미 있어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학교내 연예인 등 유명인과 닮은꼴 사람들을 찾아서 사진을 게재했더니 반응이 좋았다.

현】 치과대학내에만 있으면 시야가 좁아지는 만큼 가능한 바깥얘기를 다루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조만간 발행될 교지 1면도 우리대학의 시국선언 내용을 싣기로 했다. 그 외에 학생 소식, 학교 행사, 선배님, 교수님 인터뷰 등을 싣는다. 사실 독자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분들이 교수님들인데 교지에 자신이 실린 인터뷰를 보고 좋아하시면 수업 분위기도 덩달아 좋아지는 측면이 있다.(웃음)


진】 매번 편집회의를 할 때 어떤 기사를 다룰지 브레인스토밍을 해서 주제를 정한다. 문화부, 사회부 등으로 각각 나눠져 있어 파트별로 각자 분량을 고려해 기사를 작성한다. 보도부는 주로 학내 소식을 전담한다.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학교 내 클래식에 조예가 깊은 학생의 글을 기고 받기도 하고 각 학년별 소감을 싣기도 한다.


Q. 
언론인 입장에서 본 학내 최대 관심사는?

규】 학년마다 그때그때 관심사가 있는데 본과 2학년의 경우는 실습이다. 전체적으로는 전문의 제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다수 전문의가 된다고 하니 성적이 안 좋아도 학교에 남아야 하나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 일부러 레지던트 선배들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현】 본과 2학년 때는 이 실습, 저 실습을 쫓아 다니기에 바빠 사실 별다른 관심사를 갖기 힘든 것 같다. 과연 오늘은 저녁이나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정도가 관심사라면 관심사다. 다른 학년들도 늘 공부에 쫓기니 다른 곳에 눈 돌릴 새가 없다. 근래에는 시국이 하도 어지러워 관심을 갖는 정도고, 광화문 촛불집회에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같다.  

진】 각 학년마다 고민거리들이 비슷한 것 같다. 3학년은 ‘케이스를 채워야 하는데 환자를 어떻게 구하지’, ‘OO레지던트 선생님 너무 무섭다고 하더라 조심해라’하는 정도가 다인 것 같다. 2학년은 실습에 숙제고민, 1학년은 유급시험 고민. 사실 이게 치대생의 삶이다보니 시국에 대한 얘기도 밥 먹으면서 어쩌다하는 정도다.


준】 얘기를 듣다보니 역시 다 같은 치대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학교를 막론하고 학년마다 하는 고민은 다 같은 것 같다. 그 외에 전문의 문제가 공통의 관심사가 아닐까 한다. 현재 본과 1학년까지 연수만 받으면 전문의를 다 할 수 있다는 데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같다. 당장 치대 졸업하고 공보의를 가야 하는 친구들도 전문의 문제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학교 안에 매여 있으니 실습과 공부에 대한 부담과 고민이 대부분이다. 요즘은 뒤숭숭한 시국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내가 이러려고 치대생 됐나’하는 푸념도 나온다. 또 미국 대선에 대한 얘기도 좀 나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관심거리는 각 학년마다 해야 할 과제들에 대한 고민인 것 같다.

▲이승현 학생


환자로 보낸 시간이 많은 ‘나’
환자들 입장에서 생각할 것





정택규 학생


나만의 강점을 결합시켜
차별화할 수 있는 무엇을 고민





김선아 학생


“그래도 아직은 할 만하다”
 교수님 말씀에 긍정 힘 ‘불끈’






▲김준엽 학생


페이닥터 개원만이 길이 아니다
다양성 접목해 새 영역 찾아야





▲나채진 학생


6년 넘은 회사생활 후 도전
지금 너무 즐거워 탁월한 선택





▲권혁준 학생


먼저 다가와 말 건넨 선배님
감사하고 소중한 마음뿐





Q. 치과의사 직업의 가능성, 미래 가치는?

현 】 치과의사 직업의 가능성과 미래가치를 말할 때 흔히들‘한 달에 얼마를 번다’에 기준을 두고 얘기하곤 하는데 수입은 개인차가 많은 것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 수입은 과거가 아닌 현재 기준만 돼도 행복할 것 같다. 전문직이라고 해서 모든 것을 독점적으로 가져가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그동안 많은 권리를 누렸다고 생각한다. 의사보다는 환자로 지낸 시간이 더 많았기 때문에 환자들, 국민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치과의사의 모습이 이해가 된다. 국민들 입장에서 진료하고 너무 과도한 욕심만 내지 않으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진】 지금은 페이닥터를 어느 정도 하고 그 다음 개원을 해야지 하는 정도만 생각하고 있다. 당장은 병원일 등 현실에 바빠 졸업이후 미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못하고 있다.


엽】 치과의사의 미래 가능성을 내다보려면 먼저 우리 스스로 치과의사 집단을 객관화해 볼 필요가 있다. 치과의사는 치료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과의사로서 가져야 할 사회적 책무도 중요하다고 본다. 당장 치대에서 배우는 학문들만 봐도 치과의사의 사회적 위치와 관계된 교육들은 거의 없다. 국민들을 위한 예방사업의 하나인 불소농도조정 사업만 봐도 그렇다. 미국의 경우 치과의사들이 직접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면서 ‘국민의 건강을 위한다’는 태도로 접근하는데 우리의 경우 어떤가. 일부 교수님들의 노력만 있을 뿐 개원가의 적극적인 지원이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치과의사의 미래 가능성은 우리 스스로의 손에 달린 것 아닐까.

규】 처음 치전원에 입학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얘기가 “치과는 이제 끝물인데 왜 들어 왔냐”, “삼수해라”였다. 개원가에 대한 비관적인 얘기들을 많이 들었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고 본다. 치과에서 나만의 강점을 결합시켜서 차별화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데 그 답이 있지 않을까.


아】 하루하루 살기 급급해 아직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낙관적으로 살아야, 그래야 살아지지 않을까한다. “그래도 아직은 할 만하다”는 교수님들의 말씀에 긍정의 힘을 얻는다. 얼마 전 일본에서 수련한 선배님의 특강을 들었는데 일본 치과에서 단순 치아만이 아니라 식생활, 연하운동까지 폭넓게 다루는 동영상을 보여주셨다. 우리도 이제 더 넓은 영역을 봐야 하고 그 속에 치과계의 미래가 있다고 본다.


준】 치대 입학 후 첫 수업에서 “앞으로 치과의사는 힘들거다”라는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다고 본다. 각각의 직업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 변화에 발맞춰 최근 이슈가 됐던 보톡스, 필러처럼 파이를 넓혀 나가는 것이 앞으로 우리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또 치과의사라고 하면 페이닥터를 하고 개원하는 한길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찾아 접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리라고 본다. 

"힘들다, 어렵다" 보다  "괜찮다, 힘내자"

Q.
치과계 언론 또는 치과계 선배들에 대한 바람은?

진】 치과계의 각종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인터넷이나 앱이 있어도 사실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보기 힘들다. 물리적, 강제적으로라도 소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 좋지 않을까. 학교 도서관 등에 치과계 신문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


현】 치전원 출신들은 사회 경험이 있어 그나마 나은데 치대로 곧바로 오는 친구들은 그야말로 틀에 박힌 치과의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치의신보 등 치과계 언론에서 학생들이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개원의 선배님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더 많이 열어주면 좋겠다.


규】 언젠가 선배 치과의사들은 예비 치과의사인 우리들을 경쟁자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와의 소통 자체를 필요 없는 것으로 생각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이제 우리가 먼저 치대 교지, 치과계 신문 등을 통해 여러 소식을 다루면서 치과의사 선배들과 소통하고 다가가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준】 선배를 대신해서 이번 좌담회에 참석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너무 편하고 좋았다. 오늘 같은 자리 역시 선배님들이 후배들을 챙겨주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미래 후배인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면 우리도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엽】 언젠가 특강을 오신 선배님께서 치과의사의 자존감을 주제로 강연을 하셨는데 일상생활 속에서 다시 한 번 치과의사의 길에 대해 일깨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또한 선배님들이 먼저 다가와서 얘기해 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고 소중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특강이든, 언론을 통해서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진행=남인자 국장, 정리=강은정 기자, 사진=윤선영 기자


좌담회를 마치고…====================================

성숙하고 냉철한 직업의식
선배들의 걱정은 기우였다

“시험에, 실습에, 공부에 쫓겨 하루하루를 살아 내기에도 급급하다”는 이들에게서 치과의사의 미래 가치를 읽어내려는 시도 자체가 너무 앞서 갔던 것은 아니었을까.

당장 내일을 기약할 수도 없을 만큼 숨 가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치대·치전원 학생들에게는 어쩌면 미래를 앞서 고민하는 일 자체가 ‘사치’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치던 찰나.

“전문직으로서 기득권과 특권 의식은 더 내려놓고 사회적 책무에 더 충실히 해야만 치과의사의 미래가 있다”는 성숙하고 냉철한 답변이 날카롭게 돌아왔다.


당장 2~3년 후 개원가에 새로 발을 디딜 예비 치과의사들이 생각하는 치과의사란 직업의 가능성과 미래 가치는 이미 기성세대들의 생각을 훌쩍 뛰어 넘어 있었다.

이들은 “치과는 이제 끝물이다”, “이러려고 치과의사 됐나”하는 개원가 선배들의 자조 섞인 비관에도 “이럴 때 일수록 긍정의 힘이 필요하다”며 되레 꿋꿋했다.

특히 개원환경, 전문인으로서의 위상, 수익 등을 생각하면 그 어느 하나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추락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할 만하다”는 교수님의 말씀 한마디에 긍정의 힘을 얻었고, 다방면의 가능성을 열어두게 됐다는 한 학생의 이야기에는 큰 울림이 있었다.

개원가가 너무 낙심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기성세대의 비관적 메시지가 번지고 번져 치과계 전체를 뒤덮고 나아가 새내기들의 미래마저 암울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이제 한번쯤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이날 두시간여에 걸쳐 예비 치과의사 후배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이충규 공보이사는 충분한 공감과 희망의 메시지로 이들을 먼저 위로했다.


이 공보이사는 “시험, 실습 등 후배들이 고민하는 것들 모두가 지금은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니 힘을 내라”며 “치과의사의 미래가 어렵다지만 상대적인 것이다. 과거에 비해 수입이 낮아진 건 사실이지만 대신 치과의사는 정년이 없다. 치과의사의 미래에 대해 선배들이 하는 비관적인 말들은 잊어버리고 현재에 충실하라”고 조언했다.

이 공보이사 또 “고3때 치대 가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는 치예과 학생이 가장 부러웠고 예과 때는 본과 선배들이, 본과에 올라가서는, 졸업생, 개원의가 부러웠는데 이제는 여러분이 제일 부럽다”며 “헬렌 켈러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보다 꿈과 희망이 없는 것이 가장 답답하다고 했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헤쳐 나가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10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의 마무리 즈음에서 건저 올린 한가지 소중한 사실은 예비치과의사들은 더 이상 “힘들다”, “어렵다”는 기성세대들의 비관 보다는 “괜찮다”, “힘내자”는 위로와 응원에 목말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