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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구강물가’

물가폭등에도 치과진료비·치약 등 뒷걸음
저수가 출혈 경쟁 ‘케미포비아’ 논란 원인

'장바구니’물가가 가파르게 뛰고 있다. 특히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최근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반면 치과 진료비나 치약, 구강청정제 등 ‘구강 물가’는 매번 뒷걸음질 치며, 상대적 박탈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시가 지난달 발표한 ‘2016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의 물가는 10.9% 상승한 반면 치과진료비는 오히려 0.9%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진료비가 소폭 오른 것과 비교하면 심상치 않은 수치다.

전국 근로자 평균 치과서비스 지출액의 변화과정을 살펴봐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2015년 현재 월평균 치과서비스 가구당 지출액 규모는 3만382원 수준으로, 2011년의 3만644원보다도 오히려 낮다.

하지만 개원가에서 체감하는 진료비 낙폭은 이 같은 수치로는 설명이 어렵다. 

수도권 지역의 한 치과 원장은 “이런 정부 통계의 경우 비급여, 급여 수가 등 모든 항목들이 총체적으로 포함돼 분석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며 “일선 치과의사들이 지난 수년 간 실제로 경험한 하락 추세의 정도는 사실 ‘바닥이 없다’고 보는 게 정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연히 저수가 중심의 출혈 경쟁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치과 시술의 가치를 오로지 ‘가격’으로 치환시켰다는 점에서 치과 진료비에 대한 정당한 평가 역시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 가격 하락 직격탄 맞은 ‘오랄케어’

치약이나 구강청정제 같은 ‘오랄케어’ 관련 제품들의 가격 하락세도 최근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www.price.go.kr)에 따르면 A 치약의 가격은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6700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개월 전인 지난해 6월 말 가격인 7800원과 비교하면 14% 가량 빠진 수준이다.

구강청정제의 경우 하락폭이 더 컸다. B 제품의 소비자 평균 가격은 6개월 전에 비해 무려 44% 가량 하락했다. 또 다른 구강청정제인 외국 브랜드 C사의 제품 가격도 6개월 동안 3% 안팎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이슈가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해당 제품의 가격 등락에 지대한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잘 알려져 있는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성분으로 촉발된 ‘케미포비아’(화학제품 공포증)가 치약이나 구강청정제로 확산되며 수요 급감을 이끌었고, 이런 전체적인 구도 속에서 유통업체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낮췄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