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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우린 그런 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

기고

선거전이 뜨겁다. 각 후보들이 다양한 공약을 중간 중간 발표하고 포럼이다 정책토론회다 하며 다양한 홍보성 행사를 개최하며 회원들에게 자신을 부각시키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직선제로 하다 보니 과거 대의원제 선거일 때는 대의원 211명만 잘 대접하면 될 일이었지만 지금은 회원 전체에게 잘 보여야 하니 언론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있다. 아마도 현 집행부 출신 후보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인 것 같은데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이어서 한 말 하고자 한다.

그 전에 먼저 필자는 어느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현 집행부에 대한 일방적인 편을 들고자 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단지 치과계에 언제부터인지 몰상식과 예의 없는 행위가 정당화 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는 심정으로 속에 담은 생각을 글로써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후보들 가운데는 직전 집행부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는 후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후보를 비롯해 이른바 자칭 개혁세력이라고 하는 후보도 있는 것 같은데 이들이 입을 맞춘 듯 현 집행부 출신 후보에 대해 ‘잃어버린 3년’의 후계자라는 프레임을 내걸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정부의 심부름꾼’, ‘정부의 하수인’ 이라는 상당히 모욕적인 프레임도 걸었고 이 후보에 대해서는 ‘최남섭 집행부의 부역자’라는 말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는가?

현 집행부 출신 협회장 후보를 공격하고자 정치적으로 현 집행부에 대해 3년간 실정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그 연장선에 그 후보를 태우려는 정치적인 의도는 알겠지만 이는 자칫 실력으로 이길 수 없어 그렇게라도 몰아 붙여야 하려는 강박 관념에서 나온 것은 행여 아닌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어야 했다. 역으로 회원들에게 본인들이 허약한(?) 후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까지로 보여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들 후보들 가운데는 현직 임원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진영도 있고 또 다른 후보에는 최남섭 회장을 비판하며 중도에 박차고 나가긴 했지만 현 집행부의 부회장을 지냈던 분도 있다. 다소 정치적 이해관계로 각기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현 집행부 출신이라는 데는 전혀 이견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굳이 현 집행부에 대한 평가를 무기로 삼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한다. 제 얼굴에 침뱉기 식이 아닌가. 현재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막상막하의 실력들을 갖춘 후보들인 것 같다. 모두 지난번 고배를 마신 후보들이지만 지난 3년간 많이들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우리가 알고 있듯이 실력들이 출중하다면 현 집행부의 실정(?) 아닌 실정(?)을 꼬집으며 선거에 임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하는 것이다. 자신들의 청사진을 잘 설명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치과계를 이끌어 가겠다는 공약만 잘 전파만 해도 시간이 부족하지 않을까 한다. 이러한 귀중한 시간을 그저 상대를 공격하는데 쓰기에는, 그것도 먼저 공격하는 것은 전혀 신사답지 못하다.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상대 후보에게 모욕적인 선거 프레임을 거는 비겁한 정치공학전선을 펴지 않아도 충분히 해볼만 하지 않겠는가. 그 정도도 안 되면 애당초 나오지 않는 것이 좋았을 것이고…. 우리는 프로 정치권에서 이미 그런 몰골들을 너무 많이 봐 왔기 때문에 그런 행태들에 대해 지쳐 있는 상황이다. 치과계까지 애써 따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첫 직선제에 나선 후보들에게 한마디 꼭 하고 싶은 말은 정말 깨끗하고 정직한 선거운동 플레이를 해달라는 것이다. 이기고 보자라는 심리 때문에 쫓기듯이 정치권 흉내를 내가며 상대에게 심각한 상처를 주는 것은 이겨도 이기는 것이 아니다. 우리 회원들은 그런 치과계 지도자를 원하지 않는다. 이 점 모든 후보들이 꼭 새겨들었으면 한다.

물론 집행부 출신 후보로 지칭되고 있는 후보도 다 잘한 것은 아니다. 먼저 상대 후보들이 앞서 말한 투로 비방성으로 공격하다보니 보도 자료를 통해 반박하며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대 후보의 말실수(?)나 허점에 대해 공격한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대승적인 차원에선 좀 아쉬웠다고 지적하고 싶다.

하기야 선거가 코앞에 와 있는데 그런 모욕적인 말로 프레임을 걸어 비방하는 것을 무조건 참고 견디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먼저 모범을 보이다 보면 스스로 배우지 않겠는가 하는 순진한 생각을 아쉬운 마음에 해 본다.

정리하자면, 현 집행부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을 하며 대다수 회원들이 동조하는 듯이 말하는 것도 사실 인정하기 어려운 판에 애써 억지로 못난(?) 틀을 만들어 상대를 그 틀의 형태 속에 가두려 하는 그런 구시대적 발상의 고리타분하고 역겨운 선거전은 더 이상 “NO!”다.

지성인 단체의 후보답게 신사적인 플레이를 해 주기 바란다. 계속 이런 식으로 마타도어나 비방선거전으로 회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후보는 회원들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겸허해지기 바란다.


집행부 출신 후보나, 반 집행부 출신 후보나, 재야 후보나 모두 회원들의 예리한 판단력을 우습게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협회장이 누가 됐던 간에, 우리가 원하는 지도자는 결과보다 과정도 정당하고, 깨끗하게, 치과계를 지켜 나가려고 노력하는, 치과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새로운 치과계에 걸맞는 진정한 일꾼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할 것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양영태
여의도 예치과의원 원장
전 치협 공보이사,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