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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첫 다빈치수술 '로봇수술 시대’ 열었다

남 웅 교수, 다빈치수술로 타석증 치료
절개 최소화 미용에 유리 안전도 높아


치의학 영역에도 로봇수술(robotic surgery)의 시대가 열리나?

손과 메스가 아닌 수술용 로봇으로 수술을 집도, 구강악안면 부위 수술을 성공한 첫 케이스가 보고돼 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남 웅 연세치대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남 교수는 지난 2월 17일 세브란스 병원 수술방에 있는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davinci)’를 이용해 타석증(sialolithiasis) 수술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다빈치는 1999년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사가 출시, 전 세계적으로 3500여 대가 보급돼 있으며, 환자의 환부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은 뒤 3차원 확대 영상의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 팔을 삽입해 의사가 콘솔을 이용해 원격조종하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비뇨기과나 이비인후과 쪽에서는 다빈치 수술을 활발하게 시행, 많은 증례를 보유하고 있지만 치의학 영역에서는 이번 사례가 처음이다. 실제 전립선 수술의 경우, 로봇수술이 복강경 수술에 비해 더 좋은 성적을 보인다는 결론이 도출된 상황이다.

이번에 남 교수가 집도한 수술의 환자는 40대 중반의 여성으로 3년 동안 타석증 및 도관위축이 진행돼 통증이 매우 큰 상황이었다. 환부인 오른 쪽 침샘의 기능이 거의 소실된 상황이었고, 환자가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 다빈치 로봇을 통해 우측 침샘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남 웅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화면은 3차원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그냥 화면을 보는 것보다 훨씬 입체감 있게 환부에 접근할 수 있다”면서 “임파선 쪽으로 절개해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귀 뒤쪽 헤어라인 쪽에서 절개, 내시경 기구를 통해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 후 미용적으로도 장점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 이런 장점 때문에 젊은 환자군 사이에서는 다빈치 수술의 다소 높은 수가에도 불구하고, 로봇수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남 교수의 전언이다. 남 교수는 “아무래도 외모에 민감한 젊은 환자의 경우 환부가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최소화되는 로봇수술에 대한 선호도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최소 침습으로 흉터가 작아 빠른 회복이 가능하고, 최대 15배로 확대한 이미지를 통해 좋은 수술시야를 확보할 수도 있다. 수술하는 의사의 손 움직임이 디지털화되기 때문에 집도의의 미세한 손 떨림 역시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치과 술식 영역에서의 다빈치 수술에 대한 적응증은 확장이 가능할까? 남 웅 교수는 당장은 로봇수술이 치과의료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구강악안면외과에서 시행하는 두경부 영역의 수술은 점차 대체가 가능하리라 전망했다.

남 교수는 “제가 이번에 집도를 한 타석증 등 타액선 관련한 질환 등에서의 가능성은 이미 충분하다고 본다”면서 “다만 현재 메디컬을 중심으로 로봇 수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수술 우선권에 대한 문제가 로봇수술에 대한 치과술식 적응을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로봇수술 때문에 치과에서 많이 진료해 왔던 타액선 관련질환의 환자들이 메디컬로 발걸음을 옮기는 상황이 매우 안타까운데, 미세한 영역에서의 수술이 익숙한 치과의사들이 로봇수술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궁극적으로 치과에도 로봇수술이 도입되면 다양한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이번 증례를 정리해 조만간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등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