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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 세대 들여다보기

시론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 치과대학으로 학제가 환원되어 십 수 년 만에 스무 살 배기들이 모여 있는 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젊은 세대의 다양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강의실 분위기에 적응하는데 다소의 시간이 걸렸다. 스마트폰을 만지작대며 끼리끼리 무언가를 얘기하는 학생들의 웅성거림 속에서 과거 학생들의 통제 수단으로 활용하였던 지식의 권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사실 교수자가 수업시간에 얘기하고자 했던 지식들은 ‘구글’과 ‘유튜브’에서 이미 다 무상으로 유통되고 있다. 더 이상 학생들은 지식의 권위에 고개를 숙이거나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생활 패턴은 어떠할까?

우리가 사는 오늘의 세상은 언제 어디에서나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편재성(ubiquity), 졸업장이 더 이상 신분과 번영을 보장해 주지 못하는 자격증의 가치 하락, 글로벌시장, 국가고객만족도 등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되는 모든 가치의 순위화, 그리고 “Z세대”의 출현을 들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을 일컫는 Z세대는 태어난 그날부터 디지털과 함께 생활해왔던 1990년 이후 출생한 사람을 의미한다.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리는 이 세대는 정보보다는 영감을 찾아다니는 특징을 보인다.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코리아 2017’에 의하면 YOLO족의 등장을 우선 꼽는다. 인생은 단 한번뿐이라는 의미의 이 말은 젊은 세대가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들은 해외 직구를 통한 소비에서 처럼 생각과 생활의 물리적 경계가 없으며, 서로가 양방향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고, 대개의 경우 한 두 개 정도의 외국어를 편하게 구사한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BYOD (bring your own device)라고 표현되는 것처럼 각자가 자신만의 기기를 손에 들고 다닌다는 점이다.   

Z 세대인 젊은 세대는 잠을 잘 때도 이마에 스마트폰을 두고 자거나 혹은 손에 쥐고 있다.

프랑스의 수호 성인으로 알려진 디오니시우스(Dionysius)는 3세기 프랑스 파리의 초대 주교로서 참수당한 자신의 머리를 손에 들고 있는 주교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고통스럽게 참수당한 후 디오니시오는 스스로 깨어나 참수당한 자신의 머리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언덕을 내려갔다(위키백과)”. 이들은 마치 디오니시우스 주교가 목에서 떨어져 나간 머리를 그 손에 들었던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그들의 두 손에 엄청난 양의 정보와 지식으로 가득한 자신의 머리를 들고 다닌다(고평석, 허프북스).

스마트폰은 단순히 정보의 저장소가 아니라 그들의 감각 기관의 일부가 되었다. 이들은 그들의 손에 들고 다니는 두뇌가 네크워크에 연결되어 있을 때 비로소 정상적인 신체기능을 수행할 수 있으며, 즉각적인 보상과 칭찬이 발전 동력이 되고, 진지한 업무보다는 게임을 선호하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새로운 정보를 대하면 놀라울 정도의 빠른 속도로 흡수하며, 동시에 여러 일을 수행하고, 문장보다는 도포를 선호하며, ‘하이퍼텍스트’처럼 바로 열어볼 수 있는 방법을 선호하는 점은 기성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점이다. IoT(Internet of Things) 덕분에 컨텐츠는 어디에나 널려있고 쉽게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학교를 갓 졸업한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아는가가 아니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이다.

기성세대는 직업전선에 진출하고자 하는 신세대에게 필요한 자질로서 직업윤리를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고 있으며, 협동성과 공동체의식, 의사소통능력, 사회적 책무,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능력이 필요한 것으로 여긴다. 아울러 문장서술능력, 리더십, 직업윤리,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능력, 자율성이 신세대에서 부족한 점으로 여긴다(www.conferenceboard.org).

이는 우리 치과의사 공동체에서 젊은 치과의사에게 느끼는 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튼 우리는 가슴 뛰는 변혁기의 한 부분을 살아가고 있으며, 기성세대로서 이러한 변화를 껴안고 우리 스스로가 변화를 주도하며 변화의 성공적인 결과를 누리는 것이 현명하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