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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대 김철수 집행부에 바란다

양영태의 시사평론

제30대 협회장의 주인공이 누가될 것인가 지난 몇 달 동안 치과계를 뜨겁게 달궜다. 그 영광의 결과는 김철수 협회장에게 돌아갔다. 당사자인 김철수 협회장은 물론이지만 3만여 회원들도 이번 협회장은 자신들이 직접 선출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감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에 치러진 직선제는 치과계 역사상 처음 치러졌던 직접 선거제이다 보니 처음에는 상당히 많은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막상 선거가 시작되자 그 어느 때보다 더 갖가지 의혹들과 고발성 선거전이 되고 말았다. 치과계가 정치판 흉내를 내기 시작하면서 그다지 아름다운 모습으로 선거가 치러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이제야 직선제의 위력을 느끼게 했던 것은 사실이다. 회원 위주의 공약들이 만들어 지고 이를 위해 입후보자들이 상당히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했다는 것은 협회가 지향해야 할 회원 중심의 회무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의료단체 선거로서의 한계인 점도 드러났는데 이는 공약들이 모두 다 비슷하다는 점이다. 협회 일이 결코 정치적인 색깔을 입히기 어렵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고 본다.

선거 결과는 주목할 점이 많았다. 이번 선거는 처음부터 박빙의 경쟁이었다. 1차에 이어 결선투표까지 누가 승리를 할 것인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상당한 박빙이었다. 이는 승리한 김철수 협회장에게는 겸손을, 패배한 두 경쟁자에게는 졌지만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 준 것이라 생각한다.

김철수 신임 협회장은 절반 가까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회원들에게도 환영받는 협회장이 돼야 하는 책무를 느낄 것이다. 이는 갈등과 반목의 역사를 청산하고 치과계를 하나로 묶어가는 초석이 돼 달라는 주문과 같다.

임기 3년이 지난 후 반쪽의 지지만 받았다는 협회장이 아니라 3만여 회원 모두의 지지를 받은 협회장이었다는 창조적인 역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 3년간 최남섭 직전 회장을 괴롭혔던 이해못할 정치적 공세(?)가 더 이상 반복되지 않게, 더더욱 반복할 수 없도록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 또한 짊어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성공한 협회장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할까. 먼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을 주문하고 싶다. 직선제의 강점은 회원들에게 직접 뽑힌 것인 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갖을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강력한 리더십을 만용하여 함부로 부리라는 의미가 아니라 주어진 힘을 회원들을 위해 소중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사용하라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자가 모 언론에서도 밝혔듯이 3년 임기동안 잘해도 협회장의 공(功)이요, 못해도 협회장의 과(過)라는 생각을 지녀야 한다. 부회장을 비롯해 임원들과 호흡을 밀접하게 갖되 모든 책임은 협회장이 져야 한다는 자세를 갖고 협회장으로서의 결단적 권한을 발휘해야 한다.

이럴 때 회원들을 위한 정책과 회무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생겨날 수 있다. 즉, 협회가 회원의 권익을 위해 뛰기 위해서는 협회장이 확고히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협회장은 누가 흔들더라도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협회장 뒤에는 회원들이 협회장을 지탱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협회의 과거를 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지난 3년은 매우 소중한 치과계 자산이다. 선거 때 누군가 직전 집행부를 잃어버린 3년이라고 규정한 모양인데 그것은 선거용으로만 끝내라는 것이다. 치과계 3년을 부정하면서 새로운 자신의 3년 과업을 부각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직전 협회장이 이뤄논 일 가운데 좋은 것은 계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잘못된 것이 있다면 수정하거나 보완해야겠지만, 모든 것을 새로 하겠다고 엎지는 말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책의 연속성은 매우 중요하다. 최남섭 집행부가 치과의사들의 진료영역을 넓히고 일부 주위의 괴롭힘(?)을 무릅쓰고 협회를 강고하게 지켜온 것처럼 과거에 이루지 못한 치과계 현안들을 훌륭하게 풀어 왔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가운데 김철수 협회장이 구상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라는 것이다. 창의적이고 회원 중심적인 회무의 역사를 써 나가면 된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화려한 액션이 아니다. 회원들의 팍팍한 삶에 희망과 행복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정책과 활력있는 회무를 기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3년간 누군가가 파놓은 회원 간의 반목과 갈등의 골을 하루속히 과감하게 치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갈등의 골을 치유시키지 않으면 치과계는 영원히 불신으로 네 편 내 편으로 갈라져 싸우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선거전에서도 불거졌는데 이유는 치과계 내부를 지나치게 정치 세력화(?)시킨 결과이다. 치과계는 결코 정치집단이 아니다. 친목이 우선돼야 하고 회원의 권익을 우선시해야 하는 단체다. 불필요하게 정치 집단화할 필요도 없거니와 정치 집단화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에 상대후보진 가운데 한두 명 합리적인 인사를 새 집행부에 영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아니면 상대 후보가 밝힌 정책이나 사업을 받아들이는 ‘통 큰’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치과계를 하나로 묶어 나갈 수 있는 통섭의 리더십이자 포용의 리더십이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양영태 여의도 예치과의원 원장
전 치협 공보이사, 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