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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차 산업혁명

스펙트럼

4차 산업혁명이 세간에 화두입니다. 그 방면에 전혀 전문가가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랑니 뽑는 치과의사일 뿐이지만, 보통사람의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저는 아직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부정적인 글을 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한껏 부정적인 자세를 취한 채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사실 미래의 일을 예측한다는 것이 크게 의미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예측이라는 것이 즉석 복권을 긁듯이 그것만으로 끝나 버리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2차 산업혁명이 현대인의 삶의 근간이 되었다면, 3차 산업혁명은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이 이루어낸 변화를 무선 인터넷으로 날개를 단 모양이 되었습니다. 1, 2차 산업혁명에 많은 닮은 꼴이 있는 것 처럼, 3, 4차 산업혁명도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겠지만,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빅 데이터를 이용한 딥 러닝으로 이루어지는 인공지능이 두되와 같은 역할이라면, 로봇이나 사물인터넷이 팔과 다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평범한 시민으로 가장 가깝게 생각해볼 것이 자율주행 자동차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순히 기술만으로는 거의 실현 가능한 단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술 말고도 정책적, 윤리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실제로 실현되고 나면 생길 일자리 문제는 얼마만큼의 변화를 가져올지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이쯤해서 긍정적인 미래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풍요가 기본 소득을 보장할 것이고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어떠한 풍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정책적으로나 정치적으로 기본 소득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러한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감히 논할만한 능력은 없습니다만, 욕심이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 풍요가 적절하게 분배될 수 있을지 저는 매우 회의적입니다. 지금도 전 세계의 생산량으로 전체 인구를 먹여살리지 못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기아 문제나 저소득층의 문제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앞에 언급한 자율주행자동차는 조금 다른 문제이지만, 지금은 기술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경제성 여부로 인해 기술의 발전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편하게 말한다면, 소위 “돈이 되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치과계로 좁혀서 이야기 하자면, 임플란트나 교정 분야에서 20년 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그 20년 동안 사랑니 발치에 있어서는 그렇게 큰 발전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치과계에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언론에서나 연구발표 등을 보면 치과영역의 인력은 인공지능으로 대체 불가능한 인력군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랑니 발치 로봇이 나오면 어떨까요? 신경치료 로봇이 나온다면은요? 아직까지의 기술력으로는 터무니 없는 소리일 수는 있지만, 기술의 발전을 본다면 전혀 허황된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시장성이 없기 때문에 개발이 늦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3D 스캐너의 발전은 인상 과정을 없앨 것이며, 3D 프린터의 발전은 기공과정을 없앨 수 있을 것입니다. 발치 로봇이나 신경치료 로봇이 개발될 정도라면 치아를 프렙하는 정도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꺼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과 3D  CT, 3D 스캐너 그리고, 3D 프린터 만으로 투명교정장치가 만들어지는 일도 그리 멀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순전히 상상력 만으로 생각해낸 것이고, 산업적으로만 생각을 한것이지, 의료라는 특수한 상황에 대해 고려한 것은 전혀 아닙니다. 언급한 일들이 다 벌어진다고 해서 치과의사가 필요 없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변화는 있을 것이고 그것이 갑자기 일어나지는 않을지라도 계속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제가 본 대부분의 글들이 긍정적인 이야기를 한 것은 인류가 지금까지 여러가지 변화와 역경을 겪었어도 그것을 이겨내고 그 안에서 또 발전해 왔기 때문에 그러한 능력을 믿어서 입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좋든 싫든, 준비를 하던 안하던 변화와 발전은 계속 될 것입니다. 이제는 치료 옵션에서 빠지지 않는 임플란트도 대중화가 된지 20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상상력을 다 쏟아 부어서 사랑니 예방 주사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은퇴하기 전에는 안나왔으면 하는 이기적인 바람을 해봅니다.

※ 이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