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디지털 열풍입니다. 0과 1만이 존재하는 디지털 세상의 기본은 비트(bit)였으며, 16비트니 32비트니 하던 것들은 우리와는 좀 다른 세상의 언어인 줄 알았는데 이젠 주변의 모든 것이 디지털인 것 같습니다.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는 몰라도 이미 우리 삶 속으로 깊숙하게 들어와 있습니다. 사진과 필름을 스캔하여 디지털 자료를 만들던 방식에서, 이젠 디지털이 그런 자료들을 직접 생성해냅니다. 손으로 적은 글씨나 그림을 스캔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펜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계산기에서 시작한 컴퓨터는 이제 각자의 손에 하나씩 들려있으며 이러한 디지털 기기들이 우리가 일하고 공부하고 또 놀며 커뮤니케이션 하는 삶의 방식 자체를 변화시켰습니다. 치과계는 어떨까요? 방사선 촬영장비가 디지털로 바뀐 지는 오래입니다. 치과모형과 인상채득의 과정이 디지털화가 되었으며 수복물을 만드는 과정도 일정 부분 디지털에 의존합니다. 치과 기자재 전시회에는 CAD/CAM과 구강 내 스캐너 그리고 3D 프린터 등의 열풍이 한창입니다. 현상과 인화가 무엇인지 모르는 세대가 이미 기성세대가 된 시간만큼 CT를 포함한 X-ray 장비가 디지털화된 것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변화의 시작은 아마도 두 발로 걷게 되는 직립보행이 아닐까 한다. 직립보행을 통해 팔과 손이 자유로워졌고 ‘호머 파베르(Homo faber)’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직립(直立)하는 인간에게 가장 부합하는 언어 행태는 직언(直言)이어야 한다 라고 하면 너무 과장된 것일까? 권력과 서열을 극복하고 기탄없이 옳고 그름에 대해 말하는 것, 직언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므로 예로부터 지금까지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을 것이다. 당 태종 이세민은 친형 이건성과 그 측근을 모두 제거하고 황제가 되었다. 기존 세력이었지만 살아남았으며 간언을 통해 태종을 성군으로 만든 사람은 바로 위징(魏徵)이다. “정관정요”에 따르면 중요하게 기록된 그의 간언만 300여건에 이른다. 태종이 황제에 대한 시중이 소홀하다며 담당자를 처벌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위징은 다음과 같이 진언한다. “지금 여러 사람이 죄가 없는데도 벌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바친 물건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에서, 또 어떤 사람은 맛있는 음식을 올리지 않았다며 벌을 받았습니다. 이는 폐하께서 사사로운 욕심에 만족하지 못하고 사치스럽고 호화로운 것을 좋아하시기 때문입니다. 만약 폐
미슐랭 가이드가 언제부터 유명해진 것일까요? 별이 몇 개짜리 식당이라든가 얼마 전에 예약을 해야 식사가 가능하다든가 이런 얘기들을 이젠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1900년 미슐랭 타이어를 설립한 에두와르 미슐랭의 형인 앙드레 미슐랭이 발간을 시작한 미슐랭 가이드는 도로법규, 자동차정비요령, 주유소 위치 등이 포함된 안내서였다고 합니다. 운전자의 허기를 달래주던 식당 위치를 표시하기 시작한 것에서 현재는 레드와 그린 시리즈로 나누어 발간되는 레스토랑, 여행 정보 전문서적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요리를 맛보기 위해 여행을 가는 것이 아깝지 않는 식당, 별 세 개. 요리를 맛보기 위해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 별 두 개. 요리가 특별히 훌륭한 식당, 별 한 개. 이런 미슐랭 가이드 같은 것들을 기준 삼아 먼 거리라도 찾아 다니며 음식을 즐기는 사람을 미식가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는 ‘고독한 미식가’는 1994년 연재를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 중인 일본만화로 2012년부터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시즌 7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4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방영 중입니다. 마츠시게 유타카가 수입잡화상을 혼자
오래 전 외국 컨설팅업체의 소비자 조사단으로 활동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색을 좋아하는가, 여행지는 어디를 좋아하는가와 같이 두서 없는 질문들을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진행합니다. 왜 이러한 것들을 묻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 설문이 어느 회사의 의뢰를 받았는지 역시 비밀입니다. 그렇게 사진도 보고 동영상도 보면서 설문에 응하다 보면 맨 마지막 즈음에 자동차 회사에서 진행하는 새로운 차량의 광고 컨셉과 내외부 색상 결정을 위한 조사인 것을 알게 됩니다. 이렇듯 제품을 개발하고 광고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조사하는 일은 오랫동안 행해져 왔습니다. 어떤 제품을 원하시나요? 어떤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나요? 소비자에게 이러한 것들을 묻고 정리하는 정성조사가 과연 의미가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라면이 가장 맛이 있을까요? 사발면과 끓여먹는 라면 중 어느 쪽을 더 좋아하십니까? 신라면보다 고급지고 비싼 신라면 블랙이 더 맛이 있다고 느끼시나요? 사람마다 그 답은 각기 다를 것이며 누군가는 비행기에서 주는 컵라면이 가장 맛있다고 대답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라구’라는 스파게티 소스 업체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원조 토마토 소스는 상당히 묽고 건
여름 휴가철입니다. 미국사람들은 멕시코 해변으로도 휴가를 간다고 하더군요. 휴가를 간 미국인 한 사람이 멕시코 해안마을의 부두에서 한 어부를 만나는 장면으로 오늘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멕시코 어부의 작은 배 안에는 큼지막한 물고기 네댓 마리가 있습니다. “고기가 아주 좋아 보이네요. 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나요?” 어부는 짧게 대답합니다. “아니요, 금세 잡아요.” 그럼 왜 바다에 조금 더 머무르면서 고기를 더 잡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어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 정도면 우리 식구가 생활하기에 충분한걸요.” “그럼 다른 시간에는 뭘 하는 거죠?” “애들과 놀아주고 아내와 이야기도 나누고 저녁엔 친구들과 만나 와인도 마시며 기타를 치며 노래도 부릅니다.” 미국인이 안타까운듯한 표정으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하버드 MBA 출신인데 당신을 도와줄 수 있어요. 좀 더 나은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겠소. 고기를 조금 더 잡아 돈을 모은 후 큰 배를 사는 것이 시작입니다. 그럼 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어요.” 어부는 관심이 있는 듯 되물었다. “그 다음에는요?” “그렇게 모은 돈으로 배를 여러 척 더 사서 더 많은 물고기를 잡아 가공하는 거죠. 물론 처음엔
정부는 2015년 1월 담뱃값을 2000원이나 대폭 인상하면서 흡연율을 낮추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40.7%로 담뱃값 인상전보다 오히려 1.3% 포인트 소폭 반등했습니다. 성인 여성의 흠연율도 인상전보다 1.1% 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부터 담뱃갑에 흡연경고 그림 부착과 금연구역 확대 등으로 흡연율을 낮춰보겠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금연구역이 늘어나지만 공항의 흡연실에는 발 디딜 틈이 없고 전자담배가 조금 나을까 하는 생각들을 해서인지 전자담배의 판매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것이 몸에 해롭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담배는 1급 마약인 코카인 헤로인보다 중독성이 강하며, 타르는 이미 알려진 발암물질입니다. 흡연 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만성피로와 심장병 뇌졸중의 원인입니다. 담배에 대해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금연이 어려운 것은 결코 아닌 것 같습니다. 수많은 정보들이 인터넷과 각종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고 있으며 담뱃갑에는 끔찍한 사진들이 붙어있습니다. 이미 모든 사람이 담배의 유해성에 대해 이미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정보의 전달이 행동의 변화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칫솔질을 전혀
어느 누구도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일지 모르지만 참 이상하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기성세대를 ‘꼰대’라고 칭하며 나이 많은 것이 벼슬이냐고 따져 묻는다. 그런데 직원 면접을 하다 보면 정반대의 상황을 늘 만나게 된다. 전 몇 년차이니 급여는 이렇게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이가 많으면 왜 급여를 더 받아야 하는 것일까? 다들 나이 많은 것은 벼슬이 아니라고 일갈하지 않았던가. 급여의 산정방법은 경영의 역사를 통해 여러 번 변화되어 왔으며 현재는 호봉제와 연봉제라는 두 가지 방법이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 같다. 호봉제는 근무기간을 기본으로 근속연수나 연령에 따라 일정한 금액을 호봉으로 책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근로자의 이직이 낮아지고 소속감과 애사심이 높아질 수 있지만 성과와 무관하게 임금이 결정되기에 업무의욕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즉, 한 직장에 근속한 연수를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한다는 것이다. 연봉제는 업무성과를 기초로 임금을 계약하는 제도로 많은 경우 1년 단위의 계약을 기본으로 하며 능력과 실적이 임금과 직결되어 업무의욕이 고취된다. 한 직장에서 근속한 연수를 기준으로 하는 호봉제도는 기업에 대한 기여도와 동일 기관에서의 근속을 기준으로
어린 시절 바나나는 귀한 과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트 뿐 아니라 편의점에도 지천으로 널려있는 흔한 과일이다. 이렇게 바나나가 흔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물류의 효율성과 대량재배가 그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바나나의 품종은 케번디쉬(Cavendish)라고 한다. 놀랍게도 바나나는 유전적으로 모두 동일하다. 씨앗을 심어 다음 세대의 바나나 나무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줄기를 잘라 심어서 개체를 번식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영양번식 (vegetative propagation)’이라고 하며 먹기 불편한 씨를 없앤 바나나를 만든 후 지속적으로 ‘영양번식’하여 동일한 개체들을 만들어 낸 바나나의 첫 품종은 그로미쉘(Gros Michel)이었다. 이 품종은 전세계적으로 판매가 되었으며 어린 시절 목욕탕에서 나와 먹던 그 유명한 ‘바나나맛 우유’도 이 품종의 맛을 모방한 것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가장 맛있는 바나나인 이 ‘그로미쉘’ 품종은 Fusarium이라는 곰팡이에 의해 감염되어 완전히 멸종되었다.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모든 개체들은 속수무책으로 감염되었고 결국에는 멸종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 품종이 바로 영국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치과계의 가장 큰 난제는 과연 무엇일까? ‘지금 원장님 치과에서 어떤 점이 가장 문제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쩌면 대부분 ‘직원’ 일 것이다. 지난 2011년 이후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은 7.6%에서 2016년 9.8%(+2.2%p)로 빠르게 상승했다. 특히 25~29세 청년실업률이 같은 기간 6.5%에서 9.2%(+2.7%p)로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체 실업자 수 대비 25~29세 실업자 수 비중은 우리나라가 23.3%로 OECD 국가 중 단연 최고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다른 나라, 다른 연령대 보다 취업에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왜 치과에서는 이렇게 직원을 구하기 힘든 것일까? 수많은 지원자들의 이력서를 놓고 서류심사를 하고, 선별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면접심사를 거쳐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 신규직원 채용의 과정이다. 그런데 이력서조차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는 원장님들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 치과계의 인력시장은 다른 분야에 비해 상당히 기형적인 구조이다. 정해진 야간진료 외에 불규칙한 야근이 드물고 국가공휴일에는 대부분의 치과가 휴진한다. 냉난방은 기본이며 훌륭한 인테리어
일반인이 해병훈련소에 입소하게 되면 노란색 명찰을 달고 철모 위의 노란색 번호를 가진, 구분되지 않는 훈병 중의 하나가 됩니다. 수많은 훈련과정을 거치고 나면 비로소 빨간색 명찰을 달게 되며 해병대의 일원이 됩니다. 해병대만이 가진 빨간 명찰은 대한민국 해병대라는 자부심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2011년 해병대에서 총기사고가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병영 내에서 구타와 폭언, 욕설, 왕따, 기수 열외 등 가혹행위에 가담한 해병대 병사에 대한 처벌 중에, 해병대원을 상징하는 빨간 명찰을 일정기간 떼어내고 해병대사령부 직권으로 다른 부대로 전출시킨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기사를 본 해병대 예비역 준장은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해병대 병사들의 가슴에 부착된 빨간 명찰을 뗀다 함은 그 병사에게는 명예적으로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처벌이다. 이렇게 되면 빨간 명찰을 떼인 병사는 더 이상 해병의 일원이 아니요 죽은 목숨과 같은 치욕을 느끼게 될 것이고, 이러한 병사를 배출하게 된 지휘관 역시 평생 지니고 다녀야 할 군 복무 기록에 그 내용이 고스란히 남게 될 것이다.” 최근 시행된 의료현장에서의 명찰패용으로 의료계 내에서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치과의사의 명찰패용
1993년 유럽에 처음 갔을 때 비행기가 내린 곳은 히드로 공항이었습니다. 영국을 여행하며 그저 길에 서있는 내 앞을 지나가며 ‘excuse me’라고 낮은 저음으로 말했던 영국신사의 목소리는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슈퍼마켓에서 진열대 물건을 보고 있는 내 앞으로 물건을 집으려던 손이 지나갈 때 들리던 ‘excuse me’도 생생합니다. 이래서 영국을 신사의 나라라고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얼마 전 출장으로 영국에 다녀왔습니다. 런던에 들어서며 예전의 그 느낌을 기대했지만 23년전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횡단보도 신호를 지키는 영국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얌전히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은 모두 여행객입니다. 신호가 바뀌기 전에 이미 건너가기 시작하는 것은 양호한 편이고 신호와 무관하게 모두들 무단횡단을 합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요? 그렇게 여러 날 런던에 머무르면서 보고 또 보았지만 무단횡단은 그들의 일상이었습니다. 관찰을 하던 몇 일째 저는 또 다른 발견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모든 차량은 신호를 엄격하게 지킨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있건 없건 횡단보도 앞에서는 멈춰섭니다. 정지선 역시 정확하게 지킵니다. 또 다른 하나는 무단횡단을 하는
최근 들어 밤에 불을 환하게 밝힌 곳들이 한 두 군데씩 늘어가는데 느끼셨습니까? 요즘 가장 많이 생기고 있는 업종 중의 하나가 바로 인형뽑기 가게입니다. 최근 1년 동안 그 수가 15배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인형이 들어있는 투명한 유리박스를 가진 기계들이 있고 밖에서도 눈에 잘 뜨이도록 조명은 무척이나 밝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형 뽑기방에 경찰이 출동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지난 5일 밤 대전 서구의 한 인형 뽑기방에 20대 남성 2명이 들어와 2시간 만에 인형 200여개를 뽑는데 성공했으며 다음날 출근해서 인형 뽑기 기계가 텅 빈 것을 알게 된 주인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가게의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들이 게임 하는 모습을 확인했는데 돈을 넣고 게임을 작동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똑같았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월등히 높은 확률로 인형을 뽑았다고 합니다. 조사해보니 조이스틱을 특정한 방식으로 조작하면 내부의 프로그램을 바꿔 집게의 힘이 강해진다고 합니다. 일종의 해킹을 한 것입니다. 조사를 해보니 인형 뽑기 기계는 제작할 때 이미 집게의 힘이 강해지는 빈도가 확률적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기술이나 요령으로 인형을 뽑을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