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취미를 하다 보니 꽤 모였다. 난실은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어 수시로 드나들 수 없지만 수석은 거실이나 장식장과 전시대에 있어서 휴식시간마다 무료함을 달랠 수 있다. 괜찮은 돌을 주워오거나 구입했지만 나름대로 애착이 생겼다. 그냥 보는 것과 좌대에 안착되어 자세를 잡은 돌과는 큰 차이를 보여준다. 좌대에 오르기 전에는 잡석이거나 맨 돌로 보이지만 좌대나 수반에 안치되는 순간 수석으로 대접받는다. 그만큼 좌대나 수반의 역할이 크다. 좌대에 올려야 모양이 되는 수석이 있는가 하면 수반에 놓아야 작품성이 돋보이는 수석이 있다. 그런 이유로 수반에 놓아봤다가 좌대에 올려봤다가 하면서 수석을 만지작거리다 보면 시간이 너무 잘 가는 것 같다. 세상에서 할 일 없는 사람들이 난이나 기르고 돌이나 만지작거린다는 소릴 많이 들었는데 일부는 인정하지만 정말 부지런해야만 그런 취미생활을 할 수 있다. 빽빽이 차 있는 수석 무더기를 보며 그 중 몇 점은 멋있는 좌대를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이 생겼다. 딱히 수석좌대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예전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배운 목공예에 관한 호기심이 발동하여 목공예 기술을 연마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우선 조각도 세트를 구입하고 일반
대한치의학회의 추천을 받아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에서 비상근위원으로 매달 열리는 월례회의에 참가한지도 4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요즘 비난받는 이름뿐인 위원회가 아니어서,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회의실에 모여 의·치·한의학 관련 기술, 재료 등을 평가하는 회의에 위원들은 참석해야 한다. 필자는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결석하지 않고 꾸준히 참석했기 때문인지 기관 측에서나 회의를 주재하는 위원장 입장에서는 성실한(?) 위원으로 인정받은 느낌이다. 회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여느 회의와 마찬가지로 위원 과반수가 참석해야 하는데, 필자를 제외한 위원들 대부분이 해당 소속 단체에서나 근무기관에서 소위 잘나가는(?) 전문가들이다 보니, 매회 100% 참석하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인데도, 필자는 중요한 회의가 겹치는 때 이외에는 거의 모든 회의를 성실히 참석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가감없이 받아들이는 ‘순백의’ 필자의 이미지가 기관 측이나 위원장의 회의 진행에 어느 정도 협조하는 뉘앙스를 주었던 것은 아닐까도 생각된다. 3년 전 즈음으로 기억되는데, 당시 회의 중 한의(韓醫師)대표로 참석한 위원과 양의(醫師)대표로 참석한 위원(정형외과) 간에 정형외과 시술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23살 2년차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습니다. 고인이 교실을 그 장소로 택한 것은, 교실이 아니면 자신의 죽음이 왜곡되거나 조용히 묻힐 것이라 생각해서 였을까요? 교내에서 발생한 교사의 자살 사건은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이기에, 교단과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사망사건은 선생님의 연령이 23살, 즉 교사 조직에서 가장 낮은 연령대에 속하고 우리 사회에 첫발을 내민 새내기라는 점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였습니다. 자살은 개인의 선택이고 학교의 책임은 없다는 학교장 서명의 입장문이 발표되었고 개인 문제가 원인이라는 루머도 양산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담임한 학생들에게 정성을 들여 쓴 손편지가 한 학부모에 의해 공개되며, 아직은 이기적인 타인의 마음에 훼손되지 않은 순수한 제자를 사랑하는 고인이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고, 고인이 평소 학교생활을 밝고 성실히 하였다는 증언이 더해졌습니다. 올해 복수의 학부모로부터 걸려오는 반복적인 민원전화에 작년보다 10배는 더 힘들어 했다는 동료 교사의 증언들도 이어졌습니다. 교권추락과 붕괴 속에서 사회적 안전장치나 보호장치 없이 훼손된 교사전문성
우리나라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2030)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치아우식과 성인의 치주질환 발생을 줄이고, 노인의 자연치아 보유를 늘리고, 저작불편 호소율을 줄인다 라는 구강건강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전 생애에 걸친 이러한 구강건강증진 목표는 타당하며 치과의사를 비롯한 구강보건전문가는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 하는 직업적 의무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https://www.khepi.or.kr/hpn/hpnIdx/selectIdxDetailList2030.do?menuId=MENU01426). 이러한 목표 수립에는 2030년의 구강건강 지표 생산 방식과 2018년의 지표 생산 방식이 동일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아동·청소년의 치아우식 지표는 구강보건법에 근거해 매 3년마다 수행되는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를 통해, 성인의 치주질환과 노인의 치아수 및 저작불편호소율 지표는 국민건강증진법에 근거해 연중 수행되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구강검사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2018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는 전국 표본으로 선정된 아동 중에서 만5세 9,786명, 만12세 22,378명을 조사 완료하였으며,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조사된 성인(3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에서는 매년 7월 21일에 학회 주최로 조그만 기념식을 갖는다. 그날은 7년전 치열했던 한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었던 날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봄부터 여름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치과계에 유래가 없는 치열한 진료영역 다툼이 있었다. 치과의사가 보톡스를 이용하여 턱부위가 아닌 미간부위에 침습적 미용 시술을 한 것이 문제된 것이었는데, 이에 대하여 의과측은 치과의 진료영역은 치아, 치주조직 및 기껏해야 턱뼈와 구강이라고 주장을 하였고, 그 영역과 아주 먼(?)거리에 있는 미간의 주름은 치과의 영역이 아니므로 이 부위에 침습적인 미용시술을 한 치과의사는 진료영역을 넘어선 불법의료를 행한 것이라는 논리였다. 이에 고발을 당한 치과의사가 1심과 2심에서 패소를 하였고, 이게 대법원까지 가게 되면서 국가적으로 의사와 치과의사의 영역을 구분지어야 하는 중대한 상황이 되며 만일 치과가 패소할 경우 일반 국민들에게 이미지 실추 및 그간 안면에 미용보톡스를 시술하던 치과의사들이 모두 불법행위를 시행한 것이 되어 많은 치과의사들이 곤란한 상황이 될 지경이었다. 이는 특히 구강악안면외과의사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인 상황이 될 수 있었는데, 외상,
교합력(咬合力)은 씹는 힘으로 저작근(咀嚼筋) 수축에 의해 위아래 치아가 맞물릴 때 발생한다. 이때 빰과 혀가 교합력 발생의 도우미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교합력은 악구강계와 뇌신경계의 섬세한 조절 및 통합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그러므로 위아래 맞물리는 치아 수가 부족하거나 입술 주변 및 혀의 근력이 위축되면, 음식을 제대로 씹거나 삼키기가 어렵다. 이것이 여러 개의 치아 소실과 함께 뇌병변을 가진 돌봄 노인에서 교합력이 저하되는 이유이다. 문제는 이런 교합력 저하가 역학적으로 노인의 영양부족, 신체기능 감소, 낙상, 노쇠 및 기능적 장애와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에 필자는 교합력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돌봄 노인에서 교합력 저하를 평가할 수 있는 두 가지 근거와 그 의미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 교합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교합력은 턱얼굴 형태, 성별, 나이와 치주질환, 잔존치아 수, 보철물 수복 형태와 위아래 치아의 맞물림(occlusal support) 양상 등 치아 상태, 그리고 저작근 강도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교합력은 각진(square) 얼굴과 남성에서 높고, 대략 50세가 지나면서 줄어든다. 또 치주
나에게는 오래전 선물로 받은 몇 점의 수석이 있다. 문외한이긴 하지만 거의 30년간 한국춘란 취미생활을 하느라 주로 난실을 가꾸고 있는데 난실 구석에 그 수석을 같이 보관하고 있다. 수석에 물을 뿌리고 씻어보면 전후의 모습이 너무나도 차이가 나서 춘란들과는 또 다른 세상을 보는 느낌이다. 최근에 우연찮게 유튜브를 보다가 호피석의 특별한 예술적 작품성을 보게 되면서 수석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났다. 애석인의 수준은 아니지만 장식장이나 거실에 있는 몇 점의 수석을 보면서 제대로 된 예쁜 돌 한 점 가졌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러던 차에 온라인 카페로 알게 된 애석인의 집에 가서 순창호피석을 인도 받게 되었다. 그 호피석이 내게 안기게 될 줄 생각도 못했는데 꿈에 그리던 순창호피석과의 인연이 그렇게 시작된 것이다. (호피석: 호피무늬 수석의 일종) 전남 순창 어느 강가에 가서 직접 물속에서 건져낸 돌이라던데 그 호피석을 넘겨받아 안았을 때는 그분이 건져 올렸을 때의 황홀감과는 비교할 수는 없지만 과장인지는 모르겠으나 일생일석의 기쁨과 감격을 맛보며 여느 돌보다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난을 캐러 난 자생지인 전라도나 경남지역을 수십 년 다니며 일생일란을 꿈꾸어 왔
금년의 일본구취학회는 지난 6월 초, 일본 Fukuoka 치과대학에서 개최되었다. 숙소를 정한 Hakata라고 불리우는 도심에서 Fukuoka 치과대학은 꽤 먼 거리였다. 그러나, 학회가 열린 이틀간 지하철로 후배 교수 및 함께 참석했던 개원 원장들과 함께 왕복하는 동안 많은 행복감을 느꼈다. 참가자 모두가 어렵고 바쁜 와중에 애써 시간을 내어 참가한 국제학회였다고 생각한다. 강릉에 본인이 새로 지은 집이 지난 화재에 전소되어 그간의 추억과 기록, 재산을 모두 잃은 M 교수, 최근 ‘치과경영개선’ consultant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K 원장, 최근의 투병을 잘 이겨내고 있는 A 원장과 정년을 앞둔 필자까지 4명이 한국 대표로 참석했던 조촐한 팀이었고, 필자의 머리 속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다소 복잡했지만, 매시간 해야 할 일로 가득차 있었던 것 같다. 대회장을 맡고 있던 다니구치(谷口 奈央) 교수에게 여러모로 배려해 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스승 격인 Honda 선생님(本田 俊一)의 건강하신 모습에 감사 인사를 드리면서, 일본 내 ‘구취진료전문 인정의’를 대한민국 2호로 취득하고자 하는 K 원장의 앞길에 대한 부탁을 드렸고, 추후 일본
MZ세대란 M세대와 Z세대를 합친 용어로 1981년생부터 2012년생까지를 일컫습니다. M세대(Millennial generation)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말하며 1991년 미국에서 출판된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Generations: The History of America’s Future)’라는 책에서 처음 언급되었습니다. M세대는 대학 진학률이 높고 컴퓨터와 정보기술과 친숙하며 SNS(Social networking service)를 능숙하게 사용하면서 자기표현 욕구가 강한 특징이 있습니다. Z세대(Z generation)는 M세대 이후 세대를 말하며 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입니다. Z는 알파벳의 마지막 글자로 ‘20세기에 태어난 마지막 세대’를 뜻하기도 합니다. Z세대는 어린시절부터 디지털과 IT 환경에 노출된 세대답게 신기술의 이용에 능하고 실생활의 기술적용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타인과의 비교도 쉽게 이루어집니다. 한국의 Z세대는 압박을 유발하는 경쟁과 반복되는 평가 속에서 성장하였고, 공정성에 민감하고, 자기 주장이 확실하며,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이미
지금 필자의 시간은 6월 8일로, 내일 6월 9일은 구강보건의 날이다. 첫 어금니가 나오는 시기인 6세의 숫자 ‘6’과 어금니를 뜻하는 구치(臼齒·절구 臼, 이 齒)의 구를 숫자 ‘9’로 바꾸어 조합하여 탄생한 6월 9일은 일제 해방 직후인 1946년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전신인 조선치과의사회가 국민구강보건을 위한 계몽사업을 펼치기 위해 지정한 날로, 치과계는 정부와 협력하여 대국민 대상 다채로운 구강보건행사를 개최해왔다. 2015년에는 구강보건법에 명시되면서, 2016년 구강보건의 날부터 법정기념일이 되었고, 지정 이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구강보건의 날 취지에 부합하는 관 주도의 행사가 거행되며, 치과계가 이를 후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법정기념일 지정 이전인 2010년의 보건복지부의 행사 기록(https://blog.naver.com/preventive_dentistry/223123815776)을 살펴보면, 당시에도 보건복지부와 구강보건사업지원단,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치과위생사협회를 비롯한 범 치과계 단체는 2010년 6월 9일(수) ‘치아건강, 우리의 미래’를 주제로 제65회 구강보건의 날(치아의 날) 기념행사를 민관 합동으로 개최한 것을 알 수
드라마를 잘 보지는 않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K-드라마가 인기라고 한다. 요즘에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 특징 중의 하나가 여러 등장인물의 관계설정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어서, 소위 “막장”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런 “막장” 상황이 최근 우리나라 의료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사람은 어딘가 아플 때가 가장 약할 때이다. 바로 그때 아픈 자신의 몸을 누군가에게 내어주는 것은 그 사람을 무한히 신뢰한다는 의미이며, 그 신뢰에 답을 주어야 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많은 직업 중 의료인만이 가질 수 있는 영광스런 특권이다. 원내생 시절 전공의 선생의 지시로 처음 환자를 예진 했을 때, 나를 향한 환자들의 절박한 눈빛과 안타까운 호소를 들으며, 비로소 내가 어떠한 일을 하여야 하는지를 느꼈고 이때의 긴장감과 사명감은 어렴풋하지만 아직도 내 기억에 남아있다. 이후 면허를 따고 나의 작은 의술로 환자의 환부가 낫고 감사해하는 모습을 보며 내가 무언가 좋은 일을 하고 있고, 사회에 의미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 기뻤고, 이러한 보람을 동력 삼아 의업에 종사하며 근 30년의 시간이 지났다. 세상이 아무리 의사가 이기적이고 돈만 밝히는 사람들이라 욕을 하여도 대다수의 의료인은 기본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