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에서 발표한 가장 최근의 대한민국 국민에 의해 발생된 출생 통계를 보면, 2020년 총 출생아 수는 27만2,337명으로 전년(30만2,676명)보다 30,339명(10.0%)이 감소되었다(그림 1). 사실 대한민국이 저출산 시대에 접어든 것은 2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다. 우리나라는 20세기 들어 위생환경이 개선, 감염질환에 대한 치료, 의학기술의 발달, 이에 발맞춘 보건의료 정책이 펼쳐지며 사망률은 감소하였다. 19세기-20세기 중반까지는 피임에 대한 정보나 약, 도구도 부족하였고 아이를 많이 낳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시절이었으며, 아이는 현재와 미래의 노동력으로 치부되어 주요 경제자산으로 여겨졌다. 특히 1960년대 전쟁이 끝나고 생활이 안정되기 시작하면서 한 집당 아이는 5~8명 정도에 이르렀다. 대한민국 정부는 적정한 인구수를 유지하기 위해 인구억제정책을 시행하게 되는데, 이때 정부가 대표적으로 내세운 가족계획 구호로는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가 있었다.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캠페인을 통해서 국민의식 전환에 애쓴 시절이었다(그림 2). 1970년대에는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문화 중 하나는 위계질서이다. 위계질서의 사전적 의미는 관등이나 직책의 상하관계에서 마땅히 있어야 하는 차례와 순서로 풀이되며, 연공서열이란 말이 함께 연상된다. 다시 말해, 서열이 짬밥 순으로 정해진다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나이로 구분된 단체 돌봄과 의무교육, 그리고 대학과 군대, 회사 생활로 이어지는 조직문화에 노출된 우리는 위계질서와 연공서열을 당연하게 인식하는 한편, 남을 향한 위계질서를 강조하면서도, 본인을 향한 위계질서는 불편해한다. 위계나 서열은 강력한 규율이나 원칙에 의해 오직 하나의 기준으로 매겨졌을 때는 구성원들이 쉽게 동의하고 따를 수 있다. 하지만, 다양성과 개인주의가 존중되는 현대 사회에서 수직적 위계질서와 상명하복 문화는 오히려 조직의 소통과 성과를 저해할 거라는 건 이제는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1997년 괌에서 22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사고의 원인이 기장과 부기장 사이의 군대식 위계 문화와 우리 말의 복잡한 경어체계로 인한 소통의 문제임이 밝혀진 후, 대한항공은 민간 출신 조종사 비율을 늘리고, 영어 의사소통을 표준화하여, 항공기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은 위계질서의 단면을 보여준 유
아마 지금 50세 전후 국민학교 출신 이상의 세대라면 학교에서 숙제처럼 암송하던 국민교육헌장이라는 것이 있었다. 이 글은 박종홍, 안호상, 이인기, 유형진 등 학계 저명인사들로 구성된 기초위원 26명과 심사위원 48명이 초안을 작성하고, 국회의 만장일치의 동의에 따라 박정희 대통령이 1968년 12월 5일 발표한, 당시의 대한민국교육의 지표를 담은 것이었다. 이후 모든 교과서 첫 장에 인쇄되어 있었고, 교실 칠판 옆에도 크게 써 붙여 있었다. 그러다가 민주화가 되고 박정희 반대편에 있던 사람들이 정권을 갖게 되면서 이것이 군사정권의 잔재이자, 일본의 메이지 유신 당시 “교육칙어”(내용은 많이 다르지만) 제정과 유사한 목적을 가진 친일잔재라 하여 언제부터인가는 아예 교육현장에서 없어지게 된다. 그 역사가 어떠하든 필자는 신기하게도 당시 외운 국민교육헌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또렷하게 암기가 가능하다.(지금은 돌아서면 오던 길도 잃어버릴 판이지만…) 어릴 적에는 그 세세한 깊은 의미도 잘 모르고 암기하였고, 국민교육헌장이 친일 군사정권의 잔재이고 국민을 전체주의로 세뇌시키기 위한 도구였다고 언론에서 떠들 때도 그저 덤덤하게 지나갔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나 독일에 유
얼마 전 개원식을 치뤘다. 쑥스러워서 안 하려고 했으나 친한 형님의 조언, 궁금해 하는 지인들, 그리고 내 인생에서 딱 한 번의 이전 개원식일거 같아서 나는 생각을 바꿨다. 14년 만에 병원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자그마한 건물을 하나 지었기 때문이다. 험난한 과정이었다. 많은 분들의 축하로 그 동안의 고생이 치유되었다. 살면서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할 때가 한 번쯤은 있을텐데, 나는 이번이 그랬다. 5년 전쯤 릴레이수필에 글을 하나 썼었는데, 동기부여에 관한 내용이었다. 지나서 생각해 보니 그 즈음에 대학원도 시작하고, 땅도 샀던 거 같다. 뭔가 정체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그 때 했나 보다. 그 때 세웠던 목표를 이뤘으니 어떻게 하면 잘 운영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차에 책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한 전직 CEO의 책이었다. 그는 아마존 창업자, 마이크로소프트 CEO, 랄프로렌 회장, 존슨앤존슨 회장, 나이키 사장, IBM CEO 등 세계 유수 기업의 총수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기업가이기도 하다. 미국의 베스트 바이(Best Buy)라는 회사의 전직 CEO “위베르 졸리”이다. 베스트 바이는 한국으로 치면 롯데 하이마트와 비슷한 업체다. 생활가전에서부터
구강돌봄진료는 요양시설, 재택, 요양병원 등 돌봄 노인이 어디에 거주하든 통합적으로 실시·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과 입장에서는 이미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에서 돌봄과 진료가 잘 시행되고 있어서 재택 거주 노인들의 돌봄을 위한 재택의료팀만 구성하면 된다. 반면에 치과 입장에서는 현재 요양시설 계약의사제도가 도입되어 있지만 활성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요양시설, 재택, 요양병원 등 모든 돌봄 노인들을 위한 구강돌봄진료를 통합적으로 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구강돌봄진료는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연계되면서도 그 성격과 특성 및 준비여건 등에 비추어 별도의 독립적인 체계로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요양시설에서 치과계약의사가 구강돌봄을 담당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되지 않고 있듯이 단지 재택의료팀의 구성원으로 치과의사를 포함시키게 되면 동일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구강돌봄진료를 돌봄 노인의 거주 장소와 상관 없이 통합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과 그에 따른 기대 효과에 대해서 언급해 보고자 한다. 구강돌봄진료 통합시스템 구축방안(1): 총괄관리기구 설치 구강쇠약이 전신 노쇠의 동반 혹
차마고도에 다녀온 적이 있다. 오래전부터 태고의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불교의 나라, 티벳 지역의 신비에 대해 막연한 호기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TV에 방영된 티벳 지역의 차마고도 천연염정에 대한 시사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고산지대의 황톳물이 흐르는 란창강의 좌, 우편으로 빽빽이 형성된 염전의 모습과 거기서 소금을 일구는 티벳 소녀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수십만 년 전에 바다였다가 융기된 그곳은 지금도 지층 아래에서 지하수가 솟아나듯 소금물이 끊임없이 작은 샘을 이루며 흘러나오고 앞으로도 계속 흘러나올 거라고 한다. 옌징이라는 지명도 염정(소금우물)의 중국식 발음이다. 그 염정의 소금물을 담은 물통을 어깨에 메고 미끄러질 듯 좁은 밭둑길가의 염전에 쏟아 부어서 소금을 일구는 방식인데, 바닷가의 염전에서 백설 같은 소금을 캐듯, 천연염정에서 캐는 소금은 상염정(강 건너편)의 백염과 하염정에서의 황토색 소금물에서 정제해 깨끗한 창호지에 수를 놓은 도화처럼 맑은 도화염(홍염)을 수확한다. 두 손으로 소금을 움켜쥐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을 보고 눈물 글썽이며 동경한 적도 있었다. 태양, 바람, 여인들의 눈물과 땀으로 이뤄진 애환의 삶, “저
교수에게도 ‘별의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3년만에-서울시치과의사회가 주최하는 SIDEX 2022 학술대회에 다녀왔다. 필자의 전공이 예방치과이다 보니, 다른 과목에 대한 부족한 공부를 위해, 글자 그대로 ‘보수교육’이 필요하여 매년 참가하려 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살펴보니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동료인 치과보철과 교수의 강의가 잡혀 있었다. 서울시치과의사 회원들에게 해당 교수의 좋은 강의가 전달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기쁜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서울시치과의사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전하는 동료인 ‘L’교수는 교수의 일생 중 지금 빛나고 있는 “별(star)”의 순간에 있는 것이고, 향후 오랜 기간 동안 ‘별의 순간’을 잘 지키면서 후학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있기 바란다. 필자가 뒤에서 강의를 듣더라도, 쉽게 눈에 띄는 외모(?) 탓에, 강의 중인 동료 교수에게 ‘부담’이 될 듯하여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다른 강의를 들었다. 돌이켜보면 필자도 2010년도에 SIDEX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그런 필자를 어느 누구도, -필자 본인을 비롯해서,-‘빛나는 별’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현재의 상급종합병원 소속에서 벗어
필자는 먼 중동 국가의 요르단 치과대학 학생들의 졸업 평가 구술 시험을 위해 출장 중이다. 10점 중 5점 미만은 탈락으로 평가가 된다. 이틀 간 진행한 76명의 피평가자 중 3-4명은 5점이 안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몇몇 학생들은 다른 항목의 평가가 좋으면 졸업을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졸업을 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정수 단위의 평가기준표가 있었지만 필자는 0.5점 단위로 4.5점도 주고 3.5점도 준 것으로 기억한다. 비록 낮은 점수를 주었지만 다른 평가 결과와 함께 산수가 잘 진행되어 훌륭한 치과의사가 되기를 바라는 학생도 있었고, 산수에 의해 운좋게 졸업이 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학생도 한명은 기억이 난다. 졸업 평가 점수는 말하기에는 무게감이 다르지만, 수학이라는 단어보다는 산수가 더 정겹다. 굳이 정겹기까지나 할게 있겠냐만 입시공부도 아니고 난이도가 높지도 않은 산수가 참 편안하게 느껴진다. 산수(算數)는 수학(數學)과 달리 학문이라기보다는 일상의 숫자 도구로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이 산수에도 어쩌면 불편할 수 있는 사회적 약속이 숨어있다. 소수점 이하 올림 반올림 내림 등 인위적으로 간편하게 만드는 수를 사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교육자(敎育者)의 교육은 도자기공의 그릇을 빚는 과정과 비슷하다. 좋은 그릇을 빚어내기 위해서는 좋은 흙, 건조할 바람, 유약, 가마의 불,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한 명의 치과의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자질, 환경, 교육, 그리고 가르침을 전하는 교수뿐만 아니라 동기와 선후배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마치 그릇을 빚는 것과 같다. 우리는 현재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이라고도 하며 노동력이 아닌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사회로 이끈다. 다양한 산업과 기술이 지능정보화를 통해서 융합되고 있다. 현대의 교육에는 어느 분야나 정보화를 필수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사실, 어느 시대이든 정보는 생존과 삶에 중요하다. 구석기 시대에도 그러했을 것이다. 정보화(informatization)와 정보(information)의 어원을 우선 살펴보자. ‘포르마(Forma)’는 라틴어로 형상과 형태의 의미를 포함하고, in은 ‘~안에’를 뜻한다. 어떤 것 안에다가 형상이나 형태를 집어넣는 것이 정보화인 것이다. 어떤 것의 ‘틀’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흩어져 있는 흙으로는 아무것도 만들 수 없다. 도자기공의 혼을
그동안 필자가 경험한 5년 주기의 대통령 선거, 4년 주기의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를 돌이켜보니, 우리나라는 매 2년 또는 1년마다 선거를 치러왔음에 새삼 놀란다. 2022년 올해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연이어 열려, 우리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기대감과 피로감은 그 어느 해보다 크지 않을까. 매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 후보들 못지않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지역사회 시민단체들이다. 시민사회단체는 비정부 조직(NGO, Non-Government Organization)이면서 시민사회의 의견과 주장을 상시적으로 대변하는 시민사회조직으로 공론장에 의견 개진을 통해 시민사회의 지지자들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정보나 기업, 언론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시민들의 요구를 대변함으로써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을 맡고 있으며, 정부나 정치권이 시민들의 요구가 결집되어 있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귀 기울이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기반이다(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따라서, 시민단체에겐 매번 열리는 선거는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다행스럽게도 매 선거마다 부산 지역사회의 구강보건문제에 관심을 갖고
플랫폼은 원래 프랑스에서 유래한 단어로서 구획된 땅(Plat)이라는 의미와 형태(form)이라는 말로서 경계가 없던 땅이 구획되면서 특정한 용도에 따라 활용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고 한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의미로는 기차역 등에서 승객들이 타고 내릴 수 있게 철로보다 단을 높여 평평하게 만들어 놓은 구조물을 지칭하여 왔다. 최근에는 이런 단순한 하드웨어적인 의미보다는 주로 비지니스를 위한 특정 공간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적인 의미에서 주로 사용이 되고 있다. 이러한 소프트웨어적 개념의 플랫폼은 과거에도 있었다. 가까이 우리나라만 보아도 특정물품에 특화된 전통시장이 그러하였고, 국제적으로도 특정 물류를 장악한 항구나, 집단 역시 현대 개념의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고 그리 크지 않았다. 최근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인터넷이 보편화 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성화에 따라 지리적 시간적 제한 없이 사람들이 모여 소통(communication)할 수 있게 되었고, 거기에 더하여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이러한 변화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겨우 10년 만에 이제 대부분의 인류는 스마트폰 없는 삶은 상상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