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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송학선(본지 집필위원)
생명의 땅 갯벌을 살립시다

관리자 기자  2000.02.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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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 람사(Ramsar)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1971년 이곳에서 국제습지회의가 열렸습니다. 바로 ‘물새 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 즉 ‘람사협약’이 결성된 겁니다. 그리고 1996년 10월에 람사협약 결성 25주년을 기념하고 습지의 중요성을 국제적으로 알려나가기 위하여 매년 2월 2일을 ‘세계 습지의 날"로 지정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올 2월 2일은 네 번째 ‘습지의 날"입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7월 28일 101번째로 람사협약에 가입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 강원도 대암산 용늪(1997년)과 창녕 우포늪(1998년)이 람사사이트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는 중요한 습지가 많습니다. 특히 우포늪이나 용늪과 같이 내륙습지 뿐만 아니라 서남해안을 따라 발달한 갯벌은 세계에서도 매우 드문 자연환경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갯벌을 모두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보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갯벌은 수산자원과 생물종의 보물 창고입니다. 그리고 천연정화장치입니다. 갯벌의 생태적, 생산적 가치는 간척사업으로 만든 농지와 비교해서 약 30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또한 지난 99년 5월 코스타리카에서 있었던 제7차 람사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조간대 습지(갯벌)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통과되어 한국정부도 갯벌의 보전방안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런데도 시화호의 비극을 통해서도 반성할 줄 모르는 정책 결정자들은 김제, 부안, 군산 연안 새만금 지역에 대규모 간척 사업을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세계가 갯벌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보호구역으로 관리하는 마당에 세계화를 외치는 우리 정부는 모순되게도 반세기 전에 유럽이 중단한 간척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 삶의 조절자가 숲이라면 숲의 관리자가 바로 ‘새’입니다. 만약 새가 없다면 숲은 사라지고 말겁니다. 깎아지른 절벽 위 또 저 먼 섬에까지 숲이 형성되는 것은 바로 숲의 관리자 새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새들은 습지가 없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철새보전을 위해서도 습지를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또한 갯벌은 생명의 땅입니다. 갯벌 보존은 건강할 조건 만들기입니다. 건강할 조건 만들기는 의료인들의 의무입니다. 막대한 세금을 쏟아 부어 천혜의 자원을 파괴하는 어리석을 짓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됩니다. 치의사들도 갯벌 살리기에 소매 걷고 나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