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료불모지
밀려드는 인파에 "비지땀 뻘뻘"
밀물처럼 밀려드는 환자들, 어떻게 저들을 모두 치료할 수 있을까?
네팔 현지 치과의료 봉사에 참여한 모든 치과 진료팀원들의 생각이었다.
朴準奉(박준봉) 치주과 교수를 포함, 경희치대 본과생 12명이 NGO(비정부기구)의 유일한
의료봉사 기구인 경희국제의료협력회의 봉사단 일원으로 지난달 13일부터 15일까지 혹독한
치과진료 봉사의 산 경험을 쌓고 돌아왔다.
지역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자동차로 50분 정도 걸리는 타미시 경희·네팔 친선병원.
치과의사 만나기가 별따기인 타미시 주민들은 진료 개시전부터 인파를 이뤘다.
몰려드는 환자 수 버금가게 봉사팀의 애를 먹인 것은 장비부족과 전력 사정.
전기가 없어 일반의자를 갖다놓고 서서 진료를 해야 했다.
아무리 바쁘게 손을 움직여도 줄지않는 환자들.
주민들 거의가 한번도 치과진료를 받지않은 관계로 치주질환과 우식증 고통을 겪고 있었다.
까맣게 치석으로 덮인 환자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함이 들 정도였다.
네팔은 현재 치과의사수가 30여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일반 주민들은
치과의사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치과의료 불모지다.
치과진료팀을 인솔, 진료 총책임을 맡았던 朴교수는 『네팔 현지인들이 치아 뿌리가 한국
국민보다 긴 특성을 가지고 있어 발치하기가 무척 어려웠고 이들도 미에 대한 기준은 있어
젊은이나 노인 등 모두 보기 싫은 송곳니를 뽑아달라는 요청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식사도 교대로, 화장실 갈 틈도 없이, 진료가 끝난 오후엔 네팔인들이 사용하는 머릿기름으로
진료복이 까맣게 물들어 있을 정도였다.
진료팀은 주로 치주질환 치료와 발치, 스케일링 위주로 진료활동을 벌였다.
이들이 3일간 돌본 환자는 연인원 6백88명. 첫날 교민대상 진료 60∼70명을 제외하고 나면
이틀간 3백여명이 넘는 환자치료에 나선 셈이다. 타미시 시장도 두시간을 기다린 끝에
치료를 받았을 정도였다.
전력난에 장비부족, 진료의욕은 있었지만 대기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아쉽게도 진료마감을
선언해야 했다.
이들 봉사팀에 쏟은 네팔인들의 애정과 관심은 대단했다. 진료캠프 개막행사 때는
보건성장관과 지역개발장관, 과학부장관 등 장관급만 3명이 참석할 정도 였다.
朴準奉(박준봉)교수는 『예비치과의사인 학생들에게는 나를 필요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진리를 깨닿게 해주는 시간이었다』며 『우리 국내 치과의사들도 이젠 해외로 눈을 돌려
구강진료에 소외된 지구촌 이웃에 봉사할 때이며 치협 차원의 보다 조직적인 해외
진료봉사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동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