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세상서 이어지는 ‘이웃사랑’
살아 생전엔 고아원·이웃돕기 헌신
개원하던 지역 시골 고등학교에 5천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하고 간암으로 세상을 등진
치과의사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0년간 강원도 홍천군에서 인술을 베풀다 지난 4월 18일 간암으로 타계한 故
權源明(권원명서울치대 79년 졸업) 원장.
지난 12일엔 權원장의 뜻에따라 미망인 崔경란씨가 홍천고등학교를 방문, 5천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崔씨는 『남편이 남긴 유품속에 장학금을 홍천고에 전달해 향토인재를 육성해 달라고 적혀
있어 병원을 정리한 전액을 기탁하기로 했다』며 울먹였다.
술 담배를 전혀 하지않는 등 자기관리가 뛰어났던 權원장이 간암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 2월
18일.
종합진단 결과 청천병력같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후 2개월간 짧고도 긴 투병생활을 시작한 權원장은 이때부터 살아온 47년의 인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남편은 2개월간 투병생활 중 정신이 들 때마다 제2의 고향인 홍천에 은혜를 갚기 위해
서라도 장학금을 기탁하라고 자주 말해 왔어요.』
崔씨는 아직도 남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마치 외국에 잠깐 나가 있는 것 같다며
눈물을 뿌렸다.
홍천 지역사회에서 權원장은 선비치과의사로 명망이 높았다. 각종 잡기를 피하고 자상한
진료와 남몰래 이웃을 돕는 착한 심성 때문이었다.
權원장은 평소에도 소년소녀 가장들을 도와 왔으며 지역 명동보육원에 대한 지원사업도
꾸준히 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權원장은 지역에 새로 개원한 타교출신 치과의사들에게도 무이자로 개업자금을
빌려주는 등 동료사랑에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고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는 두 아들이 우리 아버지는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기억을
갖는다면 더 바랄게 없습니다.』
미망인 최경란씨는 남편의 빈자리가 갈수록 커지겠지만, 고인의 유지대로 아버지를 닮은
아들로 잘 커주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한편 1억원의 장학기금을 목표로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중인 홍천고는 權원장의 장학금을
밑바탕으로 해 빠른 시일안에 장학재단을 설립, 고인의 유지를 받들 계획이다.
<박동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