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사설>
구강보건실태조사
그 역사적 의미

관리자 기자  2000.07.29 00:00:00

기사프린트

한국구강보건의료연구원은 정부의 용역을 받아 우리나라 최초의 대규모 구강보건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97년 보건복지부에 구강보건 전담부서를 부활시킨 후 올해 1월에 구강보건법을 제정함으로써 국가차원의 구강보건실태조사의 기틀을 마련했다. 우리 나라가 지금까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경주해 왔지만 정작 구강보건 정책과 사업에 대해서는 후진국보다 못한 실정이었다.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이나 후진국조차 자기 나라 국민의 구강보건 향상을 위해 우리보다 훨씬 이전부터 정부부처내에 구강 보건전담부서를 둔 것과 비교한다면 우리 나라의 구강보건에 대한 정부의 인식은 매우 낙후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같은 현실을 극복하고 그동안 치협을 중심으로 치과계가 노력하여 구강보건 전담부서를 설치했으며 관련법도 제정했다. 이제야 그동안 의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됐던 국민의 구강건강 향상을 체계적으로 도모할 수 있게 됐으며 독립적인 정책개발과 사업추진으로 구강질환을 줄일 수 있는 계기를 맞이한 것이다. 구강보건의 중요성은 사실 지나치게 강조해도 그리 과하지 않다. 자칫 구강이라는 신체부위의 한계성 때문에 소홀히 생각할 수 있어도 신체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구강과 악안면 전반에 걸친 이 분야는 삶의 질을 좌우할 정도로 소중히 다뤄야 할 분야인 것이다. 그러나 국가의 정책부재로 인해 그동안 우리 나라 국민의 구강보건 수준은 매우 낮았다. 종전에 수차례에 걸쳐 치과대학 등 연구기관에서 간헐적으로 조사해 본 결과 성인 80%가 치주질환 등 다양한 구강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한다. 즉 대부분의 성인들은 구강질환 보유자였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단지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같은 사실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정부도 국민병으로 일컬을 수 있는 이러한 구강질환에 대해 별로 대수로워하지 않는 듯 하다. 그러나 국민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국가조차 구강보건에 대한 무관심(?)으로 인해 그동안 국민들이 받았던 고초는 경제적, 육체적으로 막대했다. 오랫동안 방치된 구강질환자는 노인이 됐을 때 의치를 장착할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에 의치장착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이로 인한 육체적 손해를 입는다는 점을 정책 당국자는 물론 국민들도 잘 인식하지 못해 온 것 같다. 이러한 점을 깨닫는다면 이번 구강보건실태조사가 갖는 의미를 재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정부가 주관이 되어 대국민 구강보건실태조사를 한다는 것은 곧 공인된 구강보건자료를 확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국민의 구강보건 향상이라는 대명제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정책자료를 마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그 원년을 맞이한 것이다. 아무쪼록 정부가 이 사업을 시작으로 체계적인 구강보건 정책을 입안하고 실천해 주면서 국민의 구강건강과 치의학 발전에 힘써 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