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 등 의료계단체 적극 천거
그동안 복지부가 고시했던 의보수가를 내년부터 의료계 대표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간의
계약에 의해 결정하게 됨에 따라 9개 의료계 단체장과 보건기관 대표로 복지부 인사 1인이
참여하는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초대 위원장으로 李起澤(이기택) 협회장이 적극 천거되고
있다.
그러나 의협은 金在正(김재정)회장이 위원장으로서 추대되는 것이 의료계 각 단체의 반발로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자 기존 국민건강보험법까지 바꾸면서 위원장 단체가 되려고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초대 위원장을 뽑기 위한 협의회 1차 회의가 지난달 29일 오전 마포
홀리데이 인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한의사협회, 간호사협회, 약사회 등 7개 단체 회장들은 초대 위원장으로
李협회장을 적극 추천했다.
당초 예상엔 金在正(김재정) 의협 회장이 초대 위원장으로 당연시 됐으나, 참여단체 모두에게
부담이 없고 의료계 전체를 융화시킬 수 있으며 각 단체 모두를 포용할 수 있는 단체장은
李협회장뿐이라는 분위기가 팽배, 치과의사 협회장을 절대로 지지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내심 크게 당황한 것은 의협 쪽으로 가장 의료계 지분이 큰 의협이 맡아야 한다는 맏형
논리로 참여 의료계 단체장을 설득하려 했으나, 각 단체장들은 이미 심정을 굳힌 듯 「의협
맏형 실패론」 까지 들먹이는 격한 순간까지 가기도 했다.
이같이 한의사회 등 참여 각 단체장들이 李협회장을 강력히 천거하고 나선 것은 李협회장의
탁월한 리더쉽을 높게 평가한 것이기도 하지만 수십년간 의협이 의료정책을 관철시키면서
독단적이고 자신들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 의료계 타 단체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온
것에 대해 심한 거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李起澤(이기택) 협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의협이 자신들의 정책을 관철시킬 때 거기에서
소외되는 다른 단체들의 심정을 아느냐』면서 위원장 수락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날 회의는 한차례 정회를 거듭하면서 조율을 시도했으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일단
위원장 선임은 다음 회의 때 결정키로 하고 폐회했다.
그러나 `요양급여비용협의회" 1차 회의가 열린 지 이틀만인 지난달 31일 의협 의쟁투 산하
비상공동대표 10인 소위원회는 정부에 11개의 의약분업 관련 요구안을 제시하면서 협의회의
대표는 의협회장이 맡아야 하고, 수가 계약은 의료계 각 단체별로 하자며 국민건강보험법
제42조 1항의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즉 현 정서로 볼 때 의협회장이 위원장을 맡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아예 판을 깨고 의협
독자적으로 수가 계약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현재 의협의 눈치를 보면서 의료계 단체장들에게 의협회장을 천거해 줄
것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각 단체장들은 요지부동으로 위원장은
반드시 李협회장이 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으는 한편 복지부가 중앙부서로서의 중립적인
관리기능을 포기하고 있는 처사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
李협회장은 현재 의협의 기존 판 깨기 행태에 심히 불쾌하게 여기면서 절대 위원장직을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위원장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요양급여 비용계약을
행하는 의약계 대표자로 임기는 2년이며 연임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박동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