펴보지 못하는 인술
네티즌의 딱한 소식을 보고 도움을 주려고 한 어느 마음 따뜻한 치과의사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치료를 요청했던 의뢰자가 한 달이 넘도록 나타나지 않아 치료를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7월말 치협의 홈페이지에 치과의사의 협조를 바라는 내용의 가슴뭉클한 사연이
올라왔다.
정중한 어투로 시작된 그의 말에는 당뇨를 앓으시는 자신의 부친(父親)이 틀니마저 부실한
상태로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자식으로서 마음이 아프다는 구구절절 애달픈
사연이었다.
게다가 장남인 자신이 사업실패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졌고, 치료비에 대한 부담도 무시할 수
없어 치과의사의 도움을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또 『새로 전체틀니를 해드려 없는 찬이나마
맛있게 식사를 드시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는 작은 소망을 빼놓지 않았다.
이 사연을 본 서울 창동의 한 치과의사가 무료로 치료를 하겠다는 답신을 남겼다. 하지만
오늘까지도 환자는 내원하지 않았다.
『당뇨병이 같이 있으면 틀니 치료도 시간이 오래 걸릴텐데…. 빨리 내원하셔서 치료를 해
드려야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작은 것이지만 그분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치과의사가 조심스레 말했다.
오늘도 아이디 endodoc인 치과의사는 환자가 내원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상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