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치과치료 남한 적응에 도움
“전국적인 귀순자 진료 네트워크 필요”
생사를 걸고 자유를 찾아 귀순한 동포들에게 치과진료를 통해 같은 동포로서의 사랑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치과의사가 있어 주위사람들을 흐믓하게 하고 있다.
치과의료선교회에서 귀순자 치과의료봉사를 펼치고 있는 성남의 삼화부부치과 조종만 원장이
바로 주인공.
그는 탈북자라는 말을 귀순자들이 싫어한다며 귀순자라는 말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 현재
그는 손수 귀순자들을 진료하면서 귀순자와 치과의사를 연계해 주는 일도 맡아서 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귀순자 치료를 시작한 치과의료선교회(대표 양유식)는 누가회와
글로벌 케어, 희년선교회의 치과진료 분야에 대한 후원으로 점점 그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치과의료선교회(www.dmfc.org)는 지난 2월에 외교통상부 산하 사단법인 등록이 되어
DSI(Dental Service International)로 명칭을 바꾸고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정부기구(NGO)로서 사역활동을 펼치고 있다.
DSI는 국내 3대 사업인 탈북 귀순자 진료, 외국인 근로자 진료 및 장애인 진료사역 등을
통한 국내사역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 중 탈북 귀순자 치과진료활동의 주축역할을 하고 있는 조 원장은 태국,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키르기즈스탄 등 해외 여러나라에 다니면서 의료봉사활동에도 많은 관심이
있었지만, 특히 북한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져왔다. 한 때 그는 북한의 나진, 선봉지역의
선봉군 인민병원에서 치과진료를 하기 위하여 북한에 들어가려고 시도했으나 남북관계의
경직된 사정으로 인해 들어가지 못한 적도 있었다.
조 원장은 귀순자의 대다수의 경우가 북한에 있을 당시부터의 질환과 탈북과정에서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의한 발병으로 치아건강상태는 엉망이고, 이로 인해 편측 저작이라도 식사가
가능하게 해 주기 위해 이 사업을 실시하게 됐다고 사업시작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死線을 넘어서 한국에 들어온 것이고, 처음 진료를 시작할 때에는 상당히
경직된 분위기였다. 또한 무료로 치료를 해 주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귀순자 치료를 통해 얻은 보람은 귀순자들이 남한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신뢰감을 느끼며, 한국생활에도 빠른 적응성을 보여 준 점이었다"며 엷은
미소를 보였다. 덧붙여 “치과진료와 교육을 마친후 각계에 취직을 하게 되면 지속적인
치과진료를 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많은 점이 아쉽다"며 말하고 “실비로라도 치료해 줄 수
있는 치과의사들이 동참하는 전국적인 치과진료망 등 귀순자를 위한 치과진료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소속 탈북 귀순자들의 교육기관인 하나원은 운전이나 직업훈련 등 국내에 귀순자들이
조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3개월의 과정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매기 30∼40명의 귀순자를
교육하고 있는 하나원은 7기 과정이 9월 말경에 끝이 나고, 8기가 지난 2일부터 30여 명의
인원으로 교육이 시작됐다. 또한 8기 교육생의 치료를 위한 치과의사들도 이미 정해진
상태다. 한 기에 3∼4명의 치과의사가 귀순자를 지정받아 진료에 참여한다.
지난 7월 8일 하나원 개원 1주년 기념행사로 하나원 내에 유니트 체어 4대 및 보철치료
기구를 완비한 진료실을 개설한 점이 큰 성과였다. 그 전에는 하나원에 가서 이동용
치과장비로 진료해 주거나 귀순자들이 개인 치과에 가서 진료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현재 귀순자 치과진료사업을 해 줄 치과의사들의 부족이 최대 관건"이라고 설명하고
특히 서울이나 경기지역 회원들의 협조를 부탁해 왔다. 이어 “지리적인 관계로
치과진료사업에 동참할 수 없다 하더라도 회원들의 DSI에 대한 조금의 경제적인 지원이
귀순자 치과진료사업에 많은 힘이 될 수 있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치과의 스텝들이 함께 참여할 경우 치과의 팀웍도 좋아지게 되고, 직업적으로도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며 치과의사와 스텝들이 함께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귀순자 치료에 동참하기 위한 신청은 치과의료선교회(02-511-1040)나 조종만
원장(031-749-2875)에게 하면 된다.
<김상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