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알타마 봉사기
“고마워 흘리는 눈물에 참보람 느껴”
뉴욕 성서교회 주관으로 지난 8월 중순, 열흘간의 일정으로 카자흐스탄 알마타에 의료봉사를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97년부터 이 교회에서는 고려인 선교사를 임명하여 알마타 지역에
선교를 해오고 있으며 이번에 3주년을 맞아 단기선교차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모두 7명이 떠났으며 그 중 치과의사는 저 혼자였습니다. 발치 하는데 필요한 forcep,
elevator, 주사액 그리고 항생제, 진통제 등 최소한의 물품을 준비하고, 뉴욕에서 모스크바를
경유하여 카자흐스탄 알마타에 도착하였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 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탄, 뚜르크메니스탄,
타지크스탄) 중 가장 면적이 크고 천연자원이 풍부하여 발전가능성이 큰 나라입니다.
1백20여 개의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국가로서, 10여만 명의 고려인(재외동포)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98년부터 알마타에서 아스타나로 수도가 이전되면서, 알마타는 이제 구
수도이면서 경제적인 수도가 되었습니다.
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자체 생산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독립하였기 때문에 현재까지 경제가
불안하고 낙후되어 있으며, 빈부 격차가 심해 일반인들은 거의 의료혜택을 받기가 힘든
상태입니다. 생활수준이나 경제수준이 과거 우리나라 70년대 후반정도 된 듯 싶었습니다.
월요일에 출발하여 수요일 아침에야 도착한 일행은, 오후부터 각자 맡은 분야의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준비해 간 기구를 소독하고, 올냐(international school에 다니는 고려인
학생)의 통역으로 환자를 진료하였습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구강상태가 너무 안 좋았으며 젊은 사람에서도 평균 4~5개 정도가
발거되어 있거나 뿌리만 남아있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거즈로 suction을 대신하고 head
light로 입안을 비춰가면서 발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차츰 간단한 카자흐스탄 말을 배워 통역 없이 진료할 때는 그들이 더 좋아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환자가 몰려왔습니다.
3일 동안 80여명의 환자에게 발치를 시행하고, 치유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일요일 예배
직전까지 진료를 연장하기도 하였습니다. 마취하고 발치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좋아했으며
80이 넘은 할머니가 정성스레 가져다 준 카작 배 맛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 날 기구를 정리할 때 파타마 할머니가 들어와 고마움의 눈물을 흘릴 때는
치과의사로서의 참 보람을 느꼈습니다.
준비해간 항생제와 진통제가 부족하여 알마타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약을 구입하여 주신
선교부장님, 늦게까지 남아 뒷정리와 진료보조를 해 준 나쓰디아, 통역을 도와준 올냐,
엘리나 이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일깨워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