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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성인에 걸맞는 성숙한
네티즌 문화 기대

관리자 기자  2000.10.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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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 이미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를 교환하는 장이 됐다. 전자기술의 발달로 하루가 멀다하게 발전해 가는 인터넷은 현대인의 생활상까지 바꿔놓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활용도가 세계에서 5위권 안에 드는 것은 이러한 정보화 사회를 재빨리 받아들여 국가정책 사업으로 적극 육성시킨 결과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의 뛰어난 교육 성취도와도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인터넷은 생활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앞으로도 얼마나 어떤 종류의 인터넷 서비스가 이뤄질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문명의 이기가 발달하면 할수록 순기능과 더불어 역기능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가장 우려되는 역기능은 재빨리 변화하는 정보화 사회 속에서 사람이 갖춰야 할 인성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학자들이 끊임없이 지적해 왔던 점이지만 우리가 막상 정보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그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가까이서 목격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정보교환의 기본단위로 e-메일과 각종 홈페이지에 마련된 게시판을 들고 있다. e-메일은 개인간의 사적인 정보교환의 장으로 활용되지만 게시판은 불특정 다수와의 정보교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요즘들어 이러한 게시판을 이용한 네티즌들은 과거 단순히 상호 정보교환으로만 활용하던 것에서 벗어나 여론을 조성하는 단계에까지 왔다. 네티즌들의 여론몰이 활약은 심지어 국정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이제 게시판은 여론의 장으로서 개개인의 의견을 제대로 피력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생활의 일부가 됐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한 도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때는 없는 것만 못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게시판이 익명을 허용하고 있어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직접 대지 않고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음에 따라 이를 악용하여 몰상식과 무교양으로 자신의 비열한 욕구를 채우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첨단기술을 따라잡지 못하는 인간성의 몰락에서 오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대다수 사람들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얼마 안되는 부류들이 얼굴을 모른다는 사실을 이용, 익명성에서 오는 야누스적인 모습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치협 홈페이지에 마련된 게시판도 여느 게시판과 진배없다. 이 게시판에는 의료인과 일반인 모두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 가운데 일부가 심심치않게 원색적인 용어를 유감없이 구사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적어도 지성인이라고 자부하는 치협과 같은 단체의 게시판이 이 정도라면 다른 곳은 어떻겠는가. 같은 주장을 하더라도 명문장으로 구사하고자 노력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들이 의료인이든, 아니면 일반인이던간에 당당한 네티즌으로 참여하길 바란다. 건전한 네티즌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