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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시드니에서의 은메달
김영훈(본지 집필위원)

관리자 기자  2000.10.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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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올림픽정신의 기본은 승부보다는 참여를 강조하며, 분열과 미움보다는 화합과 평화의 실천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금메달만을 강조하여 10위권에 들지 못함에 실망하였지만, CNN은 한국을 종합 9위로 보도하였다. 은, 동메달을 금메달과 동등한 가치로 인정해서 일까? 올림픽위원회에서는 국가간 순위마저 인정하지 않는다. 올림픽경기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최고의 영광이기 때문일 것이다. 금, 은, 동메달의 색깔 차이보다 다양한 얼굴색들이 서로 어울리는 것처럼, 모든 색깔을 함께 보고, 나누며, 느낄 수 있음이 아름다웠다. 금메달을 놓친 순간 실망과 아쉬움과 함께 큰 죄를 지은 것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였지만, 시상대에의 모습은 금, 은, 동메달 선수 모두 다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비록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관중들과 국민들은 사격과 하키의 은메달에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가족을 위하여 조국을 위하여 각고의 노력과 훈련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 들었을 것이다. 자신의 영광과 목표의 성취를 위해, 기록의 단축을 위해 다른 아무것도 의식하지 못하고 출발선에 서 있었지만, 경기후 관중들의 환호는 승리에 대한 축하이자, 패배에 대한 격려였다. 단지 큰 박수를 받기 위한, 관중을 의식한 경기는 아니지만, 관중 없는 경기장, 관객 없는 공연장, 고객 없는 매장, 환자 없는 병원은 어딘가 부족하다. 자기 성취와 고객 지향은 상호보완적이며, 상호 완성도를 높여준다. 성공한 대부분 사람들이 고객 지향, 조국, 가족을 외치고 있었지만 승부를 위한 준비과정을 보면 대부분의 정열과 시간을 경쟁 전략이나 인사관리, 신 기술 축적, 성장 관리, 제정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고객을 잘 알고자 하는 노력에 앞서서 차별화된 전략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쿠페로 회심의 일격을 상대방 선수에 가하고 금메달을 쟁취한 펜싱경기에서 처럼, 차별화된 경쟁 전략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전략적 접근과 함께 환자 중심, 환자 지향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가 환자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 보다 우리의 환자들이 우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환자들에게 우리를 얼마나 더 알게 하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금메달의 획득에는 신속하고도 유연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였으며, 금메달 보다 더 따뜻하게 환영 받는, 귀한 은메달은 고객 지향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하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