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오에 구강검진… 충치^치주염 심해”
일생동안 해외여행 한번 안하고, 등산 한번 안해본 사람이 아마존을 탐험한다면?
경기도 일산에 개원중인 鄭恩亨(정은형^33살) 원장은 생애 처음 경험하는 해외여행지로
아마존을 택했다.
지난 7월 17일부터 9월 9일까지 50여일정도 아마존을 탐험했다는 鄭원장은 19일부터 방영된
SBS 출발 모닝와이드에서 아마존을 탐험하는 여성3인중 1인으로 출연했다.
첫인상이 다소 왜소해보이는 鄭원장이 아마존 탐험을 하게 된 계기는 뭘까?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다가 호기심 반, 장난 반으로 아마존 탐험을 신청했는데 바로 다음날
SBS에서 연락이 왔지 뭡니까.”
지난 6월에 치과 내부를 수리하고 평수를 넓혀 재오픈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위에서의
만류가 심했지만 치과를 지인에게 맡기고 과감하게 아마존을 탐험하기로 결심했다.
LA에서 베네주엘라 까라까스로, 트럭과 버스로 아야구초로, 다시 비행기를 타고
쌍카를로스라는 마을로, 배를 타고 리오 네그로 강을 타고 죽 내려와서 브라질로.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고 트럭을 타고 버스를 타고, 계속되는 여행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아마존 인디오들은 시간관념이 없기 때문에 출발 약속시간에 1시간 늦는 것은 양호한
것이라고. 3∼4시간 늦는 것이 기본이다.
이 때문에 여행일정이 다소 늦춰져 아마존 양대 줄기의 하나인 리오 네그로의 발원지에서
시작해 대서양 연안까지가 탐험일정이었으나 자유무역항인 마나우스까지만을 뒤로 한 채
먼저 귀국했다.
여행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더위도 물론이지만 벌레가 가장 참기 힘들었다. 한번 물리면
흉터가 10년간은 지속된다는 삐웅이라는 흡혈파리, 흡혈파리의 위력 때문에 무시당하는(?)
수많은 모기, 손가락 한마디만큼 커다란 보라색 개미들.
지금 鄭원장에게 여행 후 남아있는 징표는 무엇일까? 삐웅이라고 하는 흡혈파리에 물려
가려운 자리, 그리고 원숭이 요리 후에 얻은 원숭이 두개골이다. 활과 화살도 얻었지만
안타깝게도 세관에서 통과되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은 아마존에 완전한 오지는 없다고 봐야 합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선교사가 있고
문명의 혜택을 모두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디오들이 생각보다 순수하지는 않습니다.”
북미지역에서 취재겸 온 사람들이 옷이며, 돈이며, 식량을 제공하는데 익숙해있는 인디오들이
鄭원장 탐험팀에게 선물이 적다고 돌을 던지기도 했다고.
직업이 직업인 만큼 치아에 대한 관심으로 인디오들의 구강검진을 했는데 충치도 심하고
치주염도 심했다.
“치과혜택을 못받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강유역마다 군치과에서 치료해준다고 합니다.
발치가 가장 많이 행해지고 있구요. 안타까웠지만 여기 사람은 여기 사람의 몫으로 남겨둬야
겠죠.”
특별한 취미가 없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鄭원장은 이번 여행을 통해 무엇보다도 `참는 법"을
배웠다며 앞으로의 취미를 여행으로 해야겠다고 말한다.
강에서 목욕을 하다 말고 총소리가 나와서 그냥 뛰쳐나와야 했던 일, 바나나 껍질에
구더기를 구워서 먹던 일, 등산 한번 안해봤지만 브라질의 높은 산인 비꼬다 네블리나산에
2천7백50미터나 올라갔던 일 등이 鄭원장의 추억 속에 새롭게 자리잡았다.
“처음 간 곳이라 생소했지만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여하간에 자신을 성장시키는 방법 중의
하나는 여행임에 틀림없나 봅니다. 특히나 고생스러운 여행말입니다.”
<안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