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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치과용어 연구 소위원회를 만들자
이재윤(본지 집필위원)

관리자 기자  2000.10.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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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 한글날이 훌쩍 지나갔다. 한글날은 이미 국경일에서 제외되었으며 올해의 한글날에는 범국민적인 큰 행사도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지 5백년이 흘렀건만 우리 한글은 별로 발전이 없었다. 오히려 글자수가 줄어들었으며 된소리 투성이가 되어 더욱 나빠졌다고 볼 수 있다. 구개음화, 자음접변, 두음법칙, 모음조화 등의 법칙을 만들어 소리의 폭과 뉘앙스를 줄였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실 때는 주로 세로쓰기에 적당한 글꼴이었는데 가로쓰기를 원칙으로 하는 지금도 우리 후손들은 가로쓰기에 마땅한 글꼴을 개발하지 않고 있다. 한때 도솔 최현배 선생이 가로글꼴을 만든적이 있었지만 실용화되지는 못했다. 우리의 글꼴은 받침이 있을 때는 너무 포개져 있어 답답하고 어렵게 보인다. 글이 포개져 있어서 거리의 간판을 작게 쓰면 멀리서 알아 볼 수 없어 문자공해라 해도 좋을만큼 간판이 자꾸 커지고 있다. 우리 한국은 최근에 세계에서 20위 내에 들어가는 경제대국이 되었다. 여기에 발맞춰 우리한글이 세계화되기 위해서는, 외국인도 쉽게 접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아름다운 글꼴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우리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훌륭한 글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초등학교 1학년을 마치면 모든 것을 말할 수 있고 쓸 수 있는 글은 우리한글 뿐이다. 한국인이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훌륭한 글을 유산으로 받은 우리국민들은 더욱더 한글을 연구하여 세계적인 글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남북한이 냉전체제를 종식하고 활발한 문화교류를 시작하는 이때를 맞춰 통일에 대비한 국어연구도 해야 할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에서는 1992년에 남북한 의학용어비교 소위원회가 구성되어 의학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하여 4만4천여개의 용어로 이뤄진 새의학용어집이 나왔다. 여기에는 어렵고 뜻이 통하지 않는 의학용어가 사라지고 듣기만 하면 금세 뜻을 알 수 있는 낱말이 공식의학용어로 자리 잡는다. 예를들면 골다공증이 뼈엉성증으로, 심인성이 정신탓, 취모가 배냇솜털 등으로 된다. 우리 치과계에서도 이미 때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치과용어 연구소위원회를 구성하여 격변하고 있는 21세기에 발맞춰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