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부 2년뒤 “2천명 과잉” 청와대에 축소 건의
학장협의회 각대학 발전계획에 찬물 “감축 불가”
개원가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서울지부가 치대입학 정원 축소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 11개 치대학장들은 정원감축은 불가하다고 맞서고 있어 향후 치대 정원 감축문제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지부는 지난 11월초 현 치대 입학정원인 7백50명을 유지해도 오는 2002년에는 2천명
2012년에는 3천8백여명 정도의 치과의사 인력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보건사회연구원 결과의
예를 들은 건의서와 회원 2천5백10명이 서명한 날인부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아울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도 제출하는 등 치대정원 감축입장을 강력히 견지하고 있다.
서울지부의 이같은 태도는 서울도심의 왠만한 곳이면 ‘한 건물 건너 한 치과’라는
회원들의 심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원가에는 치과의원이 늘어나며 곳곳에 치과병원이 들어서고 ‘치과도 경영해야
산다’며 경영마인드로 무장한 톡톡 튀는 후배들의 등장에 내심 스트레스를 받는 원장들이
늘고 있다.
개원 5년차인 강남구 K원장은 몇 년전만 해도 후배들의 개원알림 초청장을 받으면 흐뭇한
감정에서 축하해주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현재에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종로구에서 개원하고 있는 P원장은 “반회 회원들과 회식자리라도 갖게 되면 모병원은
과대광고 한다더라, 모치과는 브리지를 얼마까지 낮춰 받는 다더라는 ‘카더라’ 방송이
술안주를 대신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치과 수에 젊은 치과의사는 물론 선배치과의사들도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하다”고 말했다.
치대 입학 정원문제와 관련, 전국 11개 치대는 개원가 정서와는 상반되는 쪽으로 입장정리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치대학장협의회 李祥來(이상래·경희치대 학장) 회장은 지난 5일 “80년대에 세워진
대부분의 치대들이 이제야 교육 기본·지원 시설과 교수인력 확보 등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워 도약을 도모하는 현시점에서 정원 감축은 불가하다”고 밝혔다.
李회장은 “이같은 의견은 개인의견이 아니라 전국 10개 치대 학장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라면서 “각 대학 입장은 사실상 정리된 것”이라고 말했다.
李회장은 “현재 치대입학정원을 줄여야한다는 논의보다는 예비시험제를 조속히 도입해 자질
없는 치과의사의 양산을 막는 것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몇몇 치대교수들은 “언제가는 줄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특히 “입학정원 10%를 줄여봐야 몇 명이나 줄이겠냐”면서 실력없는 외국치대생
유입문제부터 막아야한다는 입장을 주장하는 교수들도 많았다.
아울러 치과의사가 과잉배출 된다는 공신력 있는 연구 결과도 없는 상태에서 과잉을 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또 치과의 경우 앞으로 의과와 각종 현안사업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고 예상되고
있다며 여기서 인원마저 준다면 치협 정책 추진에도 도움이 안되고, 정부가 회원이 3만명
이상되는 단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현실도 직시할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박동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