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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이 가득한 치과 “행복을 불어요”
처녀 치과의사 박금자 원장 이색취미

관리자 기자  2001.04.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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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기린 등 풍선으로 만들어 "나도줘요" 성화불구 진료 피로 말끔 “의사선생님, 풍선 남는 것 있으면 손주에게 갖다주게 제일 작은놈으로 하나 줘요.” “할머님, 손주도 갖다 주시고 손주 친구들에게도 나눠줄 수 있도록 많이 드릴께요.” 봄이다. 놀이공원으로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놀이 공원에 가면 빠지지 않는 풍경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솜사탕과 풍선들. 그 풍선을 아이들이 양치하고 내려오는 사이에 근사하게 만들어 주는 치의가 있다. 강아지 기린 등 풍선으로 만들어 “나도줘요” 성화불구 진료 피로 말끔 朴錦子(박금자·강북 미아동의 두리치과의원) 원장, 그녀는 유니트 체어의 3-way 시린지에서 나오는 바람으로 푸들 강아지와 하트, 꽃 모양의 풍선을 만들어 아이들이나 환자에게 나누어 준다. 거기에 朴 원장의 미소까지 곁들여서. 4년전 흥사단에서 풍선 만들기를 배우고 난 후 풍선은 朴 원장의 `개인기"가 됐다. 흥사단에서 개인 교습으로 총 8시간 정도 배웠는데 잠자리, 기린, 토끼, 강아지, 미키마우스, 앵무새, 꽃, 하트 등 풍선으로 20여 가지를 만들 줄 안다. 풍선은 종류만도 수십 가지, 그러나 모양을 만드는데 쓰이는 풍선은 국내에서 나오지 않는다. 그 때문에 그녀는 정기적으로 광장시장에 들러 `260Q"라는 풍선을 사온다. 그녀가 사온 풍선꾸러미에는 형형색색의 풍선 100개가 들어 있어 그중 하나를 뽑는 즐거움도 적잖다. “봉지 가득 들어 있는 풍선을 보고 있노라면 서로 나에게 잘 보여 뽑히고 싶어하는 것만 같아요.” 朴 원장은 축 늘어진 풍선에 생명을 불어넣는 이 작업이 너무도 마음에 든다. 뽑힌 풍선에 에어 시린저로 바람을 넣어 길쭉하게 쏘세지모양이 되면 이때부터 적절히 매듭을 만들면서 바람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조그만 실수는 바로 풍선이 폭탄으로 변해 `뻥"하고 터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같은 개인기는 아직 미혼인 朴 원장이 자주 참석하는 여러 모임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풍선은 모임 분위기를 바꾸어 주는 `산소"같은 역할을 한다. 주머니에서 풍선을 꺼내 마술처럼 꽃과 강아지를 만들고 나면 금새 분위기는 朴 원장의 독무대가 된다. “봉사 활동하러 나갔을 때였어요. 진료가 끝나고 10시까지 꼬마들이 풍선만들어 달라고 졸라서 100여개의 풍선을 만든 적이 있었요.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면 힘든건 잠깐이예요.” 하루 5∼6명의 꼬마환자들에게 20여 개의 풍선을 만들어 주는데, 아이들은 마치 朴원장이 요술이라도 부리는 줄 아나보다. 한번은 남자 꼬마아이에게 풍선 칼을 만들어 주니까 "여자친구 갖다주게 분홍색 푸들 하나만 더 만들어 주세요”란다. 朴 원장은 “올 크리스마스가 3번 연속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빈다”고 하면서, “꼭 크리스마스에는 자신의 풍선을 받아줄 `곁"이 생기기를 바란다”고, 수줍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