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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기증 받아 환자에게 제공하는
한국조직은행 이은영 행장

관리자 기자  2001.04.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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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꺼려 하는 일 후회는 없다” 한때 치의되는 것만 전부라고 생각 조직기증문화 아직 초보… 확산되길 경기도 부천에 가면 `한국조직은행"이란 곳이 있다. 그 곳에서 기자가 만난 사람은 한국조직은행장으로 있는 이은영(34) 은행장. 이 은행장은 원광치대 졸업후 최근 서울치대 대학원 석사학위를 받는 등 부모님 뿐 아니라 주위 사람들 대다수가 치과의사가 되리라고 여겼었다. “저 역시도 예전엔 치과의사가 되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해야될 일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이 은행장이 조직이식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원광치대 재학시절 엄인웅 원광치대 前교수(현. 한국조직은행 의료감독)의 영향이 컸다. 이후 뼈와 관련한 석사논문을 작성하면서 조직에 대한 관심이 구체화됐다. 지난 99년 6월 한국조직은행이 설립되면서 이 은행장도 몸담기 시작했다. 우리 나라 최초로 조직은행 전문가 자격(CTBS·Certified Tissue Bank Specialist)을 93년 취득한 엄 교수에 이어 지난해 9월 이 은행장도 전문가 자격을 당당히 취득했다. 현재 국내에 전문가 자격을 갖춘 이는 엄 교수와 이 은행장을 포함해 모두 4명뿐. 한국조직은행은 말 그대로 생존기증자나 시신(屍身)기증자로부터 조직(뼈, 연골, 건, 피부, 인대, 심장판막, 혈관, 근막 등)을 채취, 저장, 처리, 보관, 분배를 통해 조직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조직이식체를 안전하게 제공해 주는 곳이다. “국내에 필요한 조직이식체의 대부분은 외국에서 고가로 수입하여 사용하거나 고통을 무릅쓰고 환부의 다른 부위에서 조직을 채취, 사용하는 자가이식 요법을 통해 치료하는 실정이예요. 조직기증운동이 하루속히 활성화 되었으면 해요.” 이 원장이 요즘 가장 안타까워 하는 부분도 바로 대중적인 관심과 호응이라고 말했다. 간혹 기존의 조직 수입업자로부터 방해를 받기도 하지만 이 은행장은 조직기증에 대한 홍보를 게을리 할 수 없다고 한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조직은행학회에도 참석, 한국의 조직은행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비영리 공익기관으로써 조직은행의 독립법인화 추진을 위해서도 노력중이다. 현재 조직은행 내에는 조직채취 및 처리에 필요한 제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인원은 이사진을 포함해 20여명. 이밖에 자문위원과 자원봉사자들도 꽤 된다. 그래도 이 은행장은 기증자 접수부터 조직채취수술, 시신 장례까지 일일이 도맡고 있다. 수술 및 무균포장처리에 걸리는 시간만도 보통 10시간 정도. 이 은행장은 얼마전 한 어머니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지난해 아들을 잃고 이식 가능한 모든 조직을 기증한 후 화장을 해서 어느 곳에 뿌렸는데 막상 다시 찾아가 보니 기억할 수 없었단다. 어렵게 이 은행장을 찾아왔는데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해 힘들었다며 이 은행장은 어느 새 눈물을 글썽였다. 이에 이 은행장은 기증자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납골당이나 따로 모실 수 있는 장소를 만들 생각이다. 이 은행장은 부모님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공부 잘했던 첫째딸이 시신을 다루는 일을 한다고 했을 때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바른 조직이식문화의 국내 정착을 위해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하고 있는 이 원장의 모습이 아름답다. (문의: (02)394-1037, (032)621-0400 홈페이지: http: //www.ktbf.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