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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게 동시 선물
전남여수 박성만 원장

관리자 기자  2001.05.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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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이 좋다” (생략)…이 땅이 어둠에 묻히기 전에/ 바다에 밝은 해 떨어지기 전에/ 어서 가서/ 부러진 칼이라도 붙들고/ 깨어진 전선이라도 타고 나가/ 오는 적을 무찔러/ 오는 배를 불태워/ 기울어진 조국을 건지리라…(생략) -서사시집 ‘지금 싸움이 한창 급하니" 중에서 오늘은 어린이 날이다. 어른들은 어린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할 의무가 있다. “순수한 어린이의 시각과 심성으로 세계를 관찰하고 이를 어린이의 어조로 표현하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동심이 좋습니다." 전남 여수에서 치과를 개원하고 있는 朴性萬(박성만·박성만치과) 원장. 어린이들에게 20년이 넘도록 동시(童詩)를 선물해오고 있는 동시인이기도 하다. 朴 원장은 조선치대 재학시절인 지난 79년 전남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수틀"이 가작으로 뽑혔으며 이듬해인 8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불씨"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했다. 朴 원장은 등단 이후 ‘풀잎", ‘엄마품"(열아홉번째 피는 꽃, 전남아동문학가협회지 제19집, 1980.5), ‘길"(월간 새벗, 1982.8), ‘감나무"(월간 아동문예, 1983.10) 등을 꾸준히 발표하며 동시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후 朴 원장은 월간 ‘아동문예"에 지난 84년 5월호부터 85년 7월호까지 14회에 걸쳐 어린이 서사시 ‘성웅 이순신"을 연재하면서 우리 나라 최초로 어린이 서사시를 쓴 시인이 됐다. 이러한 문학적 업적이 인정돼 지난 85년 12월에는 ‘한국동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4회에 걸쳐 연재된 시를 한 권의 시집으로 출간한 것이 바로 박성만 서사시집 ‘지금 싸움이 한창 급하니(아동문예사, 1986)"이다. 문삼석 동시인은 朴 원장의 시는 적절한 상황의 선택, 무리없는 사실의 일관성 유지, 그리고 이순신의 인간적 풍모에 초점을 맞춘 시상의 전개 등으로 비교적 단단한 구조이면서 간결하고 평이한 시어를 구사해 어린이들에게도 쉽게 수용될 수 있는 시적 공간을 창조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밖에 朴 원장의 주요 작품으로는 ‘종소리"(여천문학, 1987), ‘허수아비"(여수문학, 1988), ‘눈오는 밤"(소년한국일보, 1990), ‘첨성대 속에 숨은 별의 얼굴"(소년한국일보, 1992), ‘겨울 햇살"(여천문학 제1집, 1995), ‘앞니"(파아란 꿈 고운 동시, 2000) 등이 있다. 또한 지난 86년에는 어린이들을 위해 자신의 동시 작품을 수록한 ‘꿈의 달력"을 제작하기도 했다. “글쓰는 일이 시간이 남아서 되는 일은 아니라는 게 요즘 저의 생각이예요. 자기 자신에게 치열하지 못하고 너무 관대해서 그냥 시간을 태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라며 밝게 웃는 그의 모습에서 동심이 가득히 전해져옴을 느꼈다. <신경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