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선 ‘열강’ 강에선 “열광”
15년 넘게 주말마다 수상스포츠 즐겨
“치과의사들에게 적합한 전신운동”
7월 중순, 여름이 한창 무르익는 계절이다.
이맘때가 되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이기 시작한다. 몸은 아직 도심 속에 있건만 맘은 이미 산으로, 바다로, 강으로 떠날 차비를 하고 있다.
이번 ‘Special My Life’에서 기자는 여름이란 계절하고 너무나 잘 어울릴 것 같은 인물을 만나봤다. 현재 연세치대 치과보존과에 재직하고 있는 李昇鍾(이승종) 교수.
교수하면 왠지 창백한 피부에 하얗게 샌 머리카락을 떠올리기가 십상이나 기자가 만난 李 교수는 ‘교수’라고 하면 떠올리게되는 그런 고정적인 이미지를 단번에 깨버릴 만큼 늠름한 체격, 검게 그을린 피부에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李 교수는 성인남자 100명이 시작을 했을 때 겨우 한명 정도가 꾸준히 할 수 있을 만큼 인내력과 근력을 요한다는 윈드서핑을 매주 마다 즐길 정도로 수상스포츠 매니아기 때문.
82년 호수가 많기로 유명한 미국의 미네소타에서 유학 하던 시절 수상스포츠에 매료 됐으나 유학생 신분으로 스포츠를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후 88년 한국에 들어와 연세치대 교수로 재임하게 되면서부터 금전적으로나 심적으로 삶에 여유를 찾게된 李 교수는 본격적으로 수상스포츠를 시작, 지금까지 15년이 넘는 세월동안 주말마다 거르지 않고 꾸준히 수상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그가 수상스포츠를 각별히 즐기는 이유는 스피드 때문이다.
수상스키인 경우 물위에서 시속 50키로 정도의 속력을 내게되는데 물위에서의 시속 50키로는 땅에서 200키로 정도의 속도감과 비슷하기 때문에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에게 있어 수상스포츠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그가 수상스포츠에 얼마나 광적으로 매료되어 있는지는 그의 모험담만을 듣고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눈살이 휘모라치는 12월 얼음처럼 찬바다. 그 얼음 바다 위에서 윈드서핑을 하려고 배를 끌고 나와 바다에 띄웠다. “결국 보트를 끌고 나갔다가 찬 바다에서 표류, 경찰정에 실려나왔어요. 경찰들에게 엄청 혼이 났었죠.”
교수 체면에 이게 웬일. 하지만 그가 수상스포츠에 얼마나 광적으로 몰입해 있는지 말해 주는 대목이다. 아무리 보조복을 단단히 챙겨 입었다하더라도 찬서리가 내리는 12월 한파 속. 그 얼음장같은 바닷물에 살갗이 닿았을 생각을하니 한 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몸서리가 처진다.
죽을 고비는 그때뿐만이 아니었다. 조류가 심해서 사고위험이 높다는 서해안에서 윈드서핑을 하다 조류에 쓸려 육지로 나오지 못한 채 바다로 바다로 쓸려 두시간 가량 망망 대해에 표류 한 적도 있다.
아무도 없는 망망대해 한가운데 조그만 보트 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떠 있었을 李 교수를 상상하니 한편으론 왠지 운치있고 멋있었겠다는 생각도 스쳤으나 그런 생각은 잠시, 어느새 지난여름 영화관에서 봤던 ‘딥 블루씨’란 영화 속, 악날한 죠스가 깊은 바다 저 밑 어디선가 노려보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이러저러한 고비를 여러 차례 넘겨야만 수상스포츠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스피드를 맘껏 즐길 수 있어 수상스포츠의 매력에 푹 빠져 든 李 교수는 수상스키를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골프도 손을 땐지 오래다. “골프를 수상스포츠에 어찌 비하랴.” 수상스키를 타거나 윈드서핑을 즐기기가 딱히 힘들 땐 한강변에서부터 잠실을 거쳐 여의도까지 40키로 정도 산악자전거 일명 M.T.B를 타고, 수상운동을 즐기지 못하는 동절기에는 스키와 스노우 보드를 탄다. 스키를 탄지는 20년이 넘었을 정도. 이 역시 스피드를 요하는 스포츠들. 역시 스피드 광답다.
李 교수는 “항상 정적인 활동 범위 안에서 진료를 해야 하는 치과의사들에게 있어 주말 하루만큼이라도 동적인 운동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하루종일 허리를 구부려 진료를 해야 하는 치과의사들에게 윈드서핑은 아주 좋은 전신운동이고 진료 시 많이 사용해야 하는 손가락을 다칠 위험부담이 적어 적극 권하고 싶다”며 동료 치과의사들을 위하는 마음을 비쳤다.
李 교수는 또 전국에 있는 수상스포츠 매니아 치과가족들을 묶어 서로 연락도 주고받고 수상스포츠에 대한 정보도 함께 공유를 하고 싶다며 자신과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면 이메일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E-mail : SJLEE@yumc.yonsei.ac.kr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