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평화의료연대 회장
인권시민연대 집행위원등 진주지킴이
시사평론·수필로 독자 심금 울리기도
지난해 본지 4월 15일자 릴레이 수필란에 실린 베트남 진혼가가 독자의 심금을 울린적인 있었다.
“그대들 어디에 있는가/ 사탕수수밭 서걱이는 바람/ 예전과 다름 없는데/ 마당가에 내리는 햇살도/ 예전과 다름 없는데/ 그대들 정녕 어디에 있는가 (중간생략)
그리운 얼굴들, 어디에 있는가/ 정녕 어디에 있는가/ 흙 먼지 일구며 단숨에 달려와/ 푹빈의 들녁을 휘저어 놓는/ 저 바람아”
34년전 베트남 중부 썬틴현의 작은 마을 푹빈에서 한국군에 의해 살해당한 아기를 포함한 68명의 양민들의 명복을 빌기위해 李翰雨(이한우) 원장이 지난해 3월 평화와 화해를 위한 건치베트남 진료단원으로 참가해 현지에서 느낀 소감을 시로 표현한 대목이다.
두달에 한번꼴로 본지 ‘時論(시론)’이라는 칼럼을 통해 날카로운 시사평론으로, 때로는 잔잔하고 삶의 여유를 갖게하는 수필을 통해 독자들을 만나고 있는 李翰雨(이한우·경남 진주 건강한 치과의원) 본지 집필위원이 지난 8일자로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초대회장에 선출됐다.
지난 99년 9월부터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 산하에서 활동해온 ‘화해와 평화를 위한 베트남 진료단’이 ‘베트남평화의료연대’로 독립해 발족됨으로써 건치에 소속되지 않은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 치기공사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가입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베트남전에 참여한 한국군인들의 민간인 학살 소식이 99년 한겨레 21 등을 통해 여론화되면서 건치에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베트남 쿠앙응아이성 선틴현지역에서 지난 2000년부터 2년동안 무료진료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두 번의 베트남 진료를 빠지지 않고 참가해 진료단 단장을 맡기도 했던 李翰雨(이한우) 원장이 회장에 선출된 것.
‘베트남평화의료연대’는 앞으로 전쟁에 반대하는 활동, 여기에는 기존 전쟁에 의해상처 받은 사람들의 상처 치유를 위한 진실규명과 화해를 위한 활동, 인류의 평화와 공존을 위한 다양한 평화운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날 창립식에서 李 회장은 “모든 전쟁에 반대하고 인류의 평화와 인권을 지키기 위한 제반활동을 벌일 것”이라며 “힘을 합쳐서 열심히 해보자”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사십대 후반(53년생)인 그가 쓴 글에는 아직 소년같은 감상이 잔뜩 묻어나 있다. 그의 외모나 글을 통해서도 그의 부드러운 성격이 어느정도 드러나 보인다. 그러나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서울치대 재학시절 산악반의 일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고 얼마전에도 히말라야에 트레킹을 다녀오기도할 만큼 강한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다.
본적이 서울인 그는 서울치대를 졸업하고, 낯선 진주에서 16년을 지내다보니 이제는 진주 사람이 다되버렸다. 사투리도 그렇고…. 모든 생활활동이 다 그렇게 됐다. 고향은 아니지만 20분쯤 걸리는 출근길도 항상 걸어다니며 애착을 느낄 정도로 그의 진주사랑은 대단하다. 진주지역에서 활발한 사회활동도 펼쳐 前진주환경운동 공동의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지금은 진주참여인권시민연대 집행위원을 맡고 있다.
또한 李 원장은 사회활동 못지 않게 치과의사회에서도 활발한 활동으로 후배 치과의사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진주시치과의사 회장, 치협 대의원, 대한치과보철학회 경남지부장 등 사회활동과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 열정을 갖고 있다
“작은 것들에 눈을 빼앗기며 걷는 출근길은 아침마다 나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우리 인생의 길도 이와 같아서 목표를 향해 옆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다보면 얼마나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고 마는 것인지 .
드디어 장마의 시작인지 오늘은 비가 온다. 우산을 받쳐들고 나서니 우산에 부딪치는 하늘의 소리가 경쾌하다. 여느 때와 같이 골목길의 닭울음에 화답하며, 빗 속에 상큼하게 피어난 질경이의 노란 빛에 감탄하며 걷는 출근길은 진주에서 사는 나의 큰 기쁨임에 틀림없다.”
그가 지난해 7월 1일 본지 릴레이 수필에 실린 ‘출근길’이란 제목의 글 맨 마지막 부분의 일부다.
<이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