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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강보건 예산 전액삭감
재조정을 촉구한다

관리자 기자  2001.07.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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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 보건복지부 구강보건과에서 올린 내년도 구강보건 관련 일반회계 예산전액을 삭감했다. 구강보건과에서는 내년에 기초생활자 1만6천명을 대상으로 의치 및 보철사업을 실시하고자 49억9천만원을 배정했으며 초등학교 학생 67만명에게 치아홈메우기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53억6천만원, 144개 초등학교에 구강보건실을 설치하고 운영할 25억6천여만원 등 전체 예산 규모를 1백36억3천5백만원으로 책정했었다. 이는 올해 일반회계 예산 16억원보다 무려 751%나 증가한 수치다. 기획예산처에서 구강보건과 예산 전액을 삭감한 배경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알길이 없으나 일부 삭감이 아닌 전액삭감이라는 조치에 대해 매우 잘못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정부는 각 부처의 예산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여러 우선 순위를 매기게 될 것이다. 구강보건과가 이제 부활한지 겨우 4년째인 부서로서 아마도 이러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구강보건과 예산이 98년도부터 2000년도까지 일반회계에서 겨우 4천만원 정도 밖에 지원을 못받았다가 지난해에 16억원을 책정했는데 갑자기 내년에 1백36억여만원을 요구한 것이 무리라고 봤을지도 모른다. 구강보건과는 정부의 이같은 삭감조치에 대해 다시 예산을 조정하여 상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우선 예산규모를 대폭 줄여 치아홈메우기 사업비를 9억5천5백만원으로, 구강보건실 설치 및 운영비를 13억2천6백만원으로 다시 상정한다고 한다. 이들 사업은 어떻게 하든지 일단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확신아래 고육지책으로 대폭 축소 실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고쳐 잡은 것 같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난번 정부수립후 정부차원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국민구강보건 실태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우리나라 초등학교 12세 아동의 경우 우식경험치아수가 선진국에 비해 3배 이상 더 많으며 75세 이상 노인의 치아 보유수가 10개 미만밖에 안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아동의 구강상태가 선진국에 비해 형편없이 열악하다는 것은 앞으로 이들이 자라면서 구강질환을 위해 써야할 진료비 지출이 그만큼 커져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정부가 훗날 지출할 급여비가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점차 복지국가를 천명해 나갈 정부가 수십년 후 감당할 의료비 지출이 커진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정부는 예산을 짤 때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뒀어야 했다. 물론 구강보건과가 상정한 예산 전액이 모두 당장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전액삭감할 정도로 무시될만한 사업도 아니다. 어느 정도의 삭감이 아닌 전액삭감이라는 극단의 조치에 대해 치과계는 매우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구강보건인식도를 반영한 것 같아 심히 걱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재조정과정에서 보다 심사숙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의 열악한 구강보건수준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공중구강보건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