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소년 교도소 11년째 진료봉사
중국연변·카자흐스탄 지원위한 ‘한사랑나눔회’결성
연변서
하루 100~150명 까지
진료해
치료한
소년원생들
8천여명 넘어
단순한 치과진료
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말끔히 치료
한밤까지 이어지는 열대야 현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은 가운데 지난 1일 밤 12시 25분부터 54분까지 30여분동안 KBS 제1텔레비전 “당신이 있어 좋은 세상입니다” 프로에 충남 천안에 개원하고 있는 李年鍾(이연종 53세) 원장의 ‘사랑의 의술’이 소개돼 시청자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주었다.
정용실 아나운서와 전창운 화백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날 방송에 충남 천안시 신방동에 위치한 천안소년교도소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마다 11년째 이어온 진료 활동을 벌이고 있는 李 원장이 출연해 소박하고 차분한 어투로 대담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프로에서는 또 중국연변과 카자흐스탄에서 펼치고 있는 봉사활동과 함께 북한동포에까지 전해지는 아낌없는 진료와 사랑을 전달하고자 하는 李 원장의 따뜻한 의료봉사가 소개돼 감동을 주었다.
李 원장은 매주 수요일 오전마다 천안소년 교도소에 진료를 나가기 때문에 치과 진료가 없는 날로 정해져 있다. 처음에 그렇게 높기만하게 느껴졌던 교도소 치과진료소에서 묵묵히 진료를 하다보니 어느덧 1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李 원장을 거쳐간 교도소 환자만도 8천여명에 달하고 있고 퇴소한 소년이 어느덧 장성해 결혼한다며 청첩장을 보내와 멀리 그곳까지 다녀오기도 하는 등 그들과의 끈끈한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李 원장은 말했다.
소년원생들은 한결같이 李 원장을 “아버지 같이 말씀도 편안하게 하고 인상부터 편안해 겉마음과 속마음이 같다”고 칭찬하면서 “진료시간이 하루밖에 없다는게 아쉽다”고 토로하기도.
李 원장은 연세치대(1회)에 재학중일 때도 양로원, 고아원, 시골 오지 등지를 돌아다니며 봉사활동을 실천해 왔고 지금도 그런 순수한 마음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한편 李 원장이 중국 연변 동포들에게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그가 갖고 있는 취미인 사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됐다. 상명대학교에서 사진학을 전공하기도 한 그는 우리민족 우리동포의 동질성을 찾아보기 위해 지난 95년 교도소보다 더 낯설기만했던 중국에 다큐멘타리 사진을 찍기 위해 간 것.
그러나 그가 사진만 찍기에는 그들의 구강상태가 우리나라 60, 70년대 수준으로 아주 열악한 상태여서 그를 사진만 찍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결국 이들을 직접 치료하기로 하고 시정부 위생국 관계자와 만나 5년간 진료 계약하고 올해로 4년째 진료를 계속해오고 있다.
방학을 맞아 이곳에 진료를 가게되면 하루에 1백명에서 150명까지 6일동안 7, 8백명을 돌보고 있다.
李 원장은 연변과 카자흐스탄 지역의 의료봉사를 지원하기 위한 ‘한사랑나눔회’를 결성하기도 했으며 이 모임에서는 지난해 부터 감자밭을 일궈 굶주린 북한동포를 지원하기에도 나섰다.
이렇듯 소외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그곳까지 달려가 그들을 돌보는 것은 조국이라는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로 쌓인 골을 조금이라도 허물어 주고 교도소에 있는 어린 청소년들이 교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날 프로에서 사회자는 “단순한 치과진료 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 치료하는 진정한 의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시간이었다”는 멘트로 방송을 마무리 지었다.
<이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