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 계층구분 짓는 혼례문화 NO
“인간적인 만남을 매칭해 주겠다”
7월 오픈…세계적 사이트로 발전 자신감
“순수한 사랑으로 맺어지는 커플 많았으면”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것. 달짝지근한 막걸리 한사발. 씁쓸한 소주한잔. 시원한 생맥주 500cc 한잔.
취향에 따라 각기 생각나는 술은 다르지만 가장 맛있는 안주를 꼽으라면 뭐니뭐니 해도 아련한 첫사랑. 이루어지지 못해 더욱더 애뜻한 그 사랑을 곱씹는 맛이야말로 천하일미 다른 어떤 안주에 비할까.
사랑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레 여지는 그 사랑을 매개로 인터넷 결혼 중개 전문사이트를 만들고 결혼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나선 치과의사가 있어 그를 만나봤다.
영등포 보스톤치과 이명중 원장.(조선치대 76학번)
“살아가는데 있어 출생, 결혼, 죽음은 누구나에게 따라오는 것이지만 이중에 유일하게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택이 가능한 일이 결혼입니다. 개인의 의지에 따라 결정될 수 있는 일 그 결정에 따라 인생자체가 달라지는 일. 결혼이 그만큼 중요한 것임에도 우리는 결혼생활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자랄 기회가 없었습니다.”
평소 치과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치과를 오가는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만남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이 원장은 우연찮은 기회에 기존의 매칭 회사를 인수하게 되었고 뭔가
‘인간적인’ 만남을 매칭해 주는 일을 하겠단 결심에서 이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흔히들 어떤 사업을 시작하면서 수익성을 바래서 하는 일이 아니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그런 말을 100% 신뢰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원장은 이미 인공치아이식(임프란트)분야에 있어서는 내노라는 실력자로 자신의 기존 환자만 보더라도 수익은 충분할 듯 싶다. 굳이 수익 때문에 이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진정 ‘인간적인 매칭’을 해주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단 그의 말에 좀더 믿음이 가는 부분이다.
이 원장은 자신이 이러한 사업을 벌인 이유를 쉽게 만나고 쉽게 이혼하는 요즘 세태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偕老同穴(해로동혈)’ 말 그대로 같이 늙고 같은 무덤에 묻히겠다는 마인드를 갖춘 사람들끼리 만나서 결혼할 수 있도록 그런 사람들끼리의 매칭을 해주고자 하는 바람에서 였다고 밝힌다.
그런 바람에서 지난 7월 오픈한 것이 바로 Marry-e.com(www.marry-e.com) 인터넷 결혼중개 전문회사. 현재는 커플메니저, 프로그래머, 마케팅, 홍보업무 등에 약 15명 가량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사이트가 기존의 다른 결혼정보회사와 두드러진 차별성이 있다면 ‘결혼’이라는 중대사가 사업이라는 이름아래 이용돼서는 안된다는 신념아래 신분과 계층을 구분짓는 귀족형 만남이나 자신의 프로필을 과장하는 만남을 지양하도록 하고 품성과 프로필을 상대에게 솔직히 알릴 수 있는 확실한 신용자만이 회원이 될 수 있도록 신용정보회사와 함께 회원의 신용을 확실히 검증토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
또 현재는 결혼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필요하다는 취지 하에 결혼아카데미 구축을 위해 준비중에 있으며 세계적인 매칭사이트로 거듭나기 위해 영문, 일문판 사이트도 제작 중에 있다.
“제가 학교를 다니던 때만 해도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치대생이나 의대생들, 법대생들은 자기주장이 너무 강해 남을 잘 이해하고 인정치 않는 경향이 있어 일반적인 대학생들에 비해 사회성이 떨어지는 편이었어요. 그런 성향 때문에 제대로 된 만남을 가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죠. 저도 좀 그랬구요.”
이 원장은 친구의 여동생을 소개받아 3개월만에 초스피드로 결혼까지 성공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지금의 부인에 외적 조건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결혼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이 남아 있나보다.
“결혼을 하면 결혼전과 달라지는 부분이 많아요. 결혼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서로에 대해 구체적인 부분까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봐요.”
이 원장은 끝까지 자신이 첫사랑이라고 주장하는 지금의 부인과 초스피드로 결혼하면서 나름대로 느끼고 깨달은 점도 많다는 말을 하고 싶은 양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8월 한달간 무료로 회원을 받고 있으며 이 원장은 생각 같아선 치과의사들에게만큼은 가입비를 면제할까 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