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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드릴로 판화 만든다
정원철 추계예대 교수

관리자 기자  2001.08.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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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속도감 있어 애용 치과에서의 드릴이 인간의 삶을 진지하게 표현하는 미술도구로 사용돼 그 현장을 찾아봤다. 서울 견지동 동산방화랑. 지난 10일부터 전시회가 시작된 이곳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얼굴을 담은 초상을 볼 수 있다. 할머니의 깊게 팬 고랑마다 슬픈 역사가 그대로 엿보인다. 정원철 추계예술대학교 판화전공 조교수가 작품의 주인공이다. 정교수는 자신의 작품세계를 표현하는데 치과용 드릴을 사용한다. ‘접어둘 수 없는 이야기’로 이름 붙여진 이번 전시회에서도 정교수는 치과용 드릴을 사용해 세밀한 부분을 표현했다. “판화용 조각칼은 속도감이 없습니다. 치과용 드릴은 선의 속도를 표현하는데 제격이죠.” 정교수가 작품을 하는데 있어 치과용 드릴을 사용하는 이유다. 치과용 드릴은 속도감을 표현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유롭고 힘 있는 표현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정교수가 치과용 드릴을 주된 도구로 사용한 것은 6∼7년 전부터. 정교수는 아는 치과의사를 통해 치과기자재 팜플렛을 본 후 남대문에서 직접 재료를 구입한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수 년전부터 지속해온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초상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로 심각한 이 시점에서 광복절이 갖는 의미와 함께 특별한 감동을 준다. 전시회는 이달 말까지 열릴 예정이다. 문의 : 동산방화랑 : 02-733-6945 <안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