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구강보건 예산이 너무 삭감되어 국민의 구강보건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金泰弘(김태홍) 의원은 매년 복지부 구강보건과가 신청한 예산이 턱없이 삭감되어 대국민 예방사업을 제대로 펼칠 수 없어 치아우식증 환자가 대거 발생하는 등 구강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국민들의 구강질환이 늘어나면 그만큼 진료비 지출이 늘어나 건강보험 재정에 영향을 끼치며 국민도 개인의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 가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비를 살펴보면 치과진료비는 전체 의료기관 진료비 11조7천2백16억여원 가운데 약 6.6%인 7천7백61억9천여만원이며 99년도에도 11조3천7백97억여원 가운데 6%인 6천7백78억6천만여원이다. 물론 전체 진료비에 비하면 치과 진료비는 6∼7% 정도이지만 보험재정 안정대책은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러할 때 전체 11조, 약국 진료비까지 하면 12조에 달하는 급여지출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알다시피 예방사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질병이 들기 전에 이를 예방함으로써 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여 향상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진료비 지출도 줄어드는 경제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정부 예산에 편성된 진료비 12조원 자체를 당장 줄일 수는 없겠지만 매년 증가하는 비율을 감소시키기만 해도 다행한 일이 아닌가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보면 올해 상반기 진료비 지출현황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8%가 늘어난 8조여억원에 달하고 있다. 무려 40% 이상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같은 증가율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예방사업에 중점을 두는 일이라는 것이다.
물론 예방사업으로 인한 효과는 당장 일어나지 않는다. 정부가 적어도 수년 앞을 내다보고 지금부터 실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당장 실효가 없다고 급한 것부터 편성해서는 영원히 쳇바퀴 돌 듯 건강보험재정 안정화에 쩔쩔 맬 것이다. 정부는 급한 것이 아닌 중요한 일부터 챙겨야 한다. 중요한 일은 보건분야에서 예방이다.
정부는 구강보건과가 신청한 구강보건 관련 예산을 99년도에는 1.2%, 2000년도에는 0.6% 2001년도에는 12.9% 수준으로 책정했다. 금액으로 보면 99년도에 34억9천만원 신청에 4천2백만원, 2000년도에 66억4천만원 신청에 4천3백만원, 올해에 1백66억원 신청에 21억5천만원이다. 국민의 구강보건문제는 아예 염두에 두지 않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더욱이 내년도 예산신청에서 수돗물불소화 사업비, 구강보건홍보비 등은 액수가 얼마 안되는데도 전액 삭감됐다. 복지부가 수돗물불소화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천명하는데도 지원비는 없는 것이다. 수돗물불소화 사업은 구강보건 예방사업의 대표적인 사업인데 말이다.
정부는 보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난번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예방위주의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역시 이는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예방위주의 사업은 어느 시점을 기해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당장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구강보건 예산에 대한 金 의원의 지적을 곰곰히 되새겨 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