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사설>
장애인을 이웃같이
사회인식의 장애부터 고치자

관리자 기자  2001.09.15 00:00:00

기사프린트

치협과 장애인먼저실천중앙협의회가 공동으로 연 ‘장애인에게 환한 미소를, 2001 치아건강잔치’가 지난 1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영부인 이희호여사도 관심을 보여 참석키로 했으나 바로 전날 미국 뉴욕 등에서 벌어진 테러사건으로 인해 모든 일정이 취소되어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 최희선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이수성 전 국무총리 등 정부 고위 관계자와 내빈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건치 장애아동 및 특수학교 재학생, 교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장애인의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 준 뜻깊은 자리였다. 유명 연예인들과 아나운서 등이 사회와 진행을 맡아 흥겨운 잔치가 된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단연 장애건치아동, 이들의 구강건강 상태에 따라 튼튼이상, 고운이 상, 예쁜이상으로 나눠 시상했지만 정작 행사의 주인공이 될 자격은 장애아동들을 키우고 있는 어머니들인 것 같다. 행사 내내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어머니들의 모습에서 피나는 모성애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유난히 안쓰러운 장애 자식들을 키우는 그 속이야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자신의 아이가 도우미의 부축을 받으며 단상에 올라가 상을 받을 때 잠시나마 뿌듯한 기분을 만끽했다면 그것으로서 이번 행사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풍토 속에서 장애아동을 키워야 하는 현실은 가시밭길일 것이다.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나서 장애인을 내 이웃같이, 가족같이 여기자는 정신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긴 해도 아직 성숙한 사회문화를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이들이 겪는 고통은 자신의 장애보다 사회의 따가운 시선일 것이다. 이들을 위한 학교나 시설을 지으려 해도 지역 이기주의로 인해 저지 당하기 일쑤인 것은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례이다. 그러나 이날 주인공들은 너무나도 당당했다. 이미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장애 피아니스트 이희아양의 연주 솜씨는 ‘장애’가 무엇인가라고 항변하는 것 같았다. 정신지체아들로 구성된 댄스팀이나 자랑스럽게 미소짓는 수상아동들의 모습에서 정작 극복해야 하는 것은 우리 정상인들이 갖고 있는 인식의 ‘장애’라는 점을 뼈저리게 느꼈다. 치협이 이들 장애인들을 위해 이러한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은 매우 자랑할만한 일이다. 단 이러한 행사가 치과계에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전 의료계에, 더나아가 전 사회에 불같이 일어나길 기원해 본다. 정부도 이 행사를 계기로 장애인들이 안고 있는 보건복지문제의 본질에 직접 개입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치협이 마련한 이날 자리는 장애인의 구강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켜 일반인의 관심과 범치과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함이었지만 장애인 구강보건에 대한 정부의 전반적인 정책개발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더 바랄 나위 없을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일이 없도록 치과계 모두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