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한국인이 탄생했다. 드디어 尹興烈(윤흥렬·FDI재무) 치협고문이 FDI차기회장에 당선했다. 尹 고문은 지난번 출마 기자회견 때만해도 상대 후보인 미셀 아덴(여)과의 경쟁력에서 결코 우위에 있지 못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투혼으로 대업을 성취한 것이다. 尹 고문이 지난 92년 상임이사로 FDI 실무에 직접 참여한지 10여년만의 쾌거다. 동양인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더욱이 열악한 여러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한 성과여서 더욱 뜻깊다.
이번 FDI 총회에서 尹 고문은 상당한 취약점을 가지고 출마했다. 우선 지난 몇 년간 아태지역 국가에서 FDI 회장을 연거푸 맡아왔다. 90년대 들어서면서 일본의 야마자끼, 쯔루마끼 회장에 이어 올해 말레이시아의 라트나네산 회장에 이르기 까지 계속 동양권에서 회장직을 수행해 온 것이다. 당연히 FDI 실세인 유럽권 국가나 북미 국가에서 반감을 살 여지가 많았다. 더욱이 21세기에 들어서자마자 연이어 동양권 국가들에게 회장직을 물려준다는 것 자체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벨기에 미셀 아덴은 누구인가. 우선 첫 여성 FDI회장을 꿈꾸고 있으며 지지세력이 유럽지역 국가들이다. 그녀의 그동안의 활약도 尹 고문 못지 않다. FDI내에서는 매우 능력있는 여성파워로 인식돼 있는 인물이며 인기도 높다. 더욱이 유럽국가들이 차지하는 투표권이 전체 투표권의 절반을 훨씬 넘고 있어 누가봐도 객관적으로 尹 고문이 열세인 것만은 확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尹 고문이 당선된 것이다. 그것도 압도적인 표차다. ‘열악한 환경이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없다. 다만 극복해야 할 장애일 뿐이다.’ 모든 성공자들의 공통된 신념이다. 尹 고문은 그런 성공자의 대열에 당당히 서게 된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축하할 일이지만 우리 한국 치과계 더 나아가 우리나라 전 국민이 축하해 줄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번 IOC 사무총장 선거 때 김운용 한국대표가 낙선한 것을 보더라도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사람, 더 나아가 동양권 국가 사람들이 세계적인 단체의 장이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 수 있다. 더욱이 김운용 위원은 IOC에서 거물급 인사에 포함돼 있다. 그런 그도 유럽세에 눌린 것이다. 다행히 이번에 尹 고문은 IOC의 상대 후보가 벨기에인 이었듯이 벨기에 후보를 맞이하여 설욕을 했다. 그래서 더욱더 의미깊은 당선이 됐다.
이제 한국 치과계는 또 한번의 국제적 도약을 꿈꿀 수 있게 됐다. 현재 이기택 협회장이 아태연맹 차기회장을, 조행작 국제이사가 부회장을 맡고 있어 이번 尹고문의 FDI수장 등극과 함께 한국 치과계는 가히 세계 치과계를 이끄는 리더가 된 것이다. 앞으로 윤 고문은 그동안 업적에서 보였듯이 새로운 황색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尹 고문은 일개 개인의 영욕을 넘어서 한국 치과계의 자존심으로 우뚝 섰다. 따라서 한국 치과계는 지금부터 그가 보다 훌륭한 업적을 남길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야 할 것이다.
尹 고문의 활약이 뛰어날 때 제2, 제3의 FDI 회장이 한국에서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尹 고문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