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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은 돈벌이 아닌 삶의 지혜”
치의출신 경영 컨설턴트 김형규씨

관리자 기자  2001.10.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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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위해 ‘딴일’ 하고파 병원 문 닫고 영국 유학행 치의 무료 홈페이지 개설할 터 “경영은 돈을 벌기 위한 기술이 아니고 뜻을 만들고 이뤄 가는 삶의 지혜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MBA과정을 수료하고 지난 6월 돌아와 현재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연세치대 85학번 치과의사 출신 김형규 경영 컨설턴트. 그가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의 메인 홈페이지를 열면 첫 화면에 이런 문구가 뜬다. 회사의 지표이자 곧 김형규씨 자신의 지표를 보여주는 듯 하다. 치과대학에서 치과의사가 되기 위한 평이한 과정을 밟아가던 그는 지난 91년 국시파문으로 국시 응시생 중 과반수 이상이 떨어졌던 해 국시에서 낙방했다. 이듬해 국시를 무사히 치르긴 했지만 그의 삶의 지표는 이미 많이 달라져 있었다. 국시파문에 대한 해명을 위해 학생들이 비상대책위가 결성됐고 그 일원이 되어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쫓아다니고 여관에서 밤을 지새우면서 대책회의를 하고 졸업식 날도 침묵시위를 해야만 했다. 그는 이시기에 의사사회, 일반사회, 조직이란 것에 대한 안목이 부쩍 넓어졌다. “나 자신에게 의사란 직업이 무엇인가에 대한 반문을 많이 했던 시기였어요. 사회를 위해서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인가 일을 할 수 있는 의사가 되야겠다고 생각했죠.” 사회와 기관을 변화시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던 그는 92년 연대예방치과대학원에 들어가 석사학위를, 보건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거치며 의료관리 부분과 정책적 부분에 대한 공부를 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95년 공중보건의 생활을 하면서 천리안 MBA 동호회 사이트에 가입 본격적인 시험준비에 들어갔고 GMAT에 우수한 성적을 얻게됐다. 이 시기에 갖게된 신앙은 술과 담배를 끊게 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많은 고찰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공중보건의 생활을 마침과 동시에 98년 인천에서 개원하고 있던 때. 공중보건의 시절 함께 공부를 했던 친구들이 MBA를 마치고 하나둘 돌아오고 있었다. 친구들은 그에게 너나없이 MBA를 공부하러 가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한번 해볼만 하다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고 그는 잠시 잊고 지냈던 자신의 삶의 지표를 다시 한번 되 집어 볼 수 있었다. 2년간 개원하던 치과를 후배에서 넘겨주고 영국 캠브리지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유학시절을 “계급장을 다 떼고 옷을 벗고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다. 한국사회에서 보장되던 치과의사라는 계급장, 소위 엘리트 계층이라는 보장된 신분의 옷은 그곳에선 아무런 방패막이가 되지 못했다.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 경영학이란 생소한 학문에 대한 부재. 하지만 이제 그는 “어느 나라 사람들과 어떤 일을 해도 자신이 있다”고 당당히 말한다. 유학시절 각국에서 모여든 사람들과 공부하면서 그들의 문화와 정서를 모두 접했기 때문에. 그가 유학시절 얻은 것은 경영학적 지식도 지식이지만 그곳에서 힘든 과정을 이겨내면서 더욱 단단하고 견고해진 자신이다. 그는 지난 6월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현재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최근 들어 치과 개원의들로부터 전화 문의를 많이 받는다는 그는 “앞으로 의료 쪽 컨설팅에만 국한된 일을 하진 않을 예정이지만 개인적으로 치과의사들을 위한 무료 컨설팅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