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호평
“치과의사치고 잘 만드는 연극이 아니라 치과의사이기 때문에 잘 만들었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습니다.”
연극을 사랑하는 치과인 모임 ‘덴탈시어터’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대학로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세 번째 작품인 ‘꽃마차는 달려간다’ 연극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4일, 총 6회 공연동안 180여 객석이 연일 관객들로 가득찼고 객석이 모자라 공연장 계단에 자리를 깔고 앉기도.
이렇게 모여든 관객들만 대략 1200여명이 넘었다.
“4일 공연이 너무 짧아 아쉽다”는 얘기가 여기 저기서 들려 왔다.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공연을 더 하고 싶은 것은 연사모 회원들의 심정 또한 매 한가지.
허나 이들에겐 공연을 위해 일주일이나 치과문을 걸어 닫아야만 하는 치과의사로서의 본업을 팽개칠 수는 없는 속사정이 숨어 있다.
가업을 이어 관을 짜며 살아가는 노인, 그 노인에게 남겨진 외동딸, 귀신이 되어 노인 곁을 멤도는 노인의 아내, 항상 티격태격하는 앙숙 같지만 둘도 없는 노인의 친구 동춘, 극 중간 중간 귀신으로 등장, 무언의 율동을 선봬던 배우들.
여느 프로급 배우 못지 않은 출연진 한사람 한사람이 모여 정말 연극다운 연극을 만들어냈다.
오히려 치과의사들이란 단어가 무색할 정도.
관을 짜며 살아가는 늙은 아버지를 두고 시집을 가는 외동딸과 그 아버지의 연기가 한참 무르익을 무렵 객석 여기 저기에서는 눈물을 닦아내는 관객들도 여럿 보였다.
3개월 동안 환자진료와 연극연습 사이를 오가며 함께 지지고 볶고 반죽하느라 애쓴 보람이 관객들이 닦아내는 눈물과 함께 더 빛을 바라는 순간이었다.
이번 공연의 총 연출을 맡은 오종우 원장은 “이번 공연을 잘해 낼 수 있었던 것은 음악, 무대장치, 분장 등 연극계의 실제 내노라하는 프로들이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한편 이번 연사모의 공연을 본 김석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과 교수는 “ 치과의사라는 동질성이 무대에서 더 단결된 힘을 뿜어내 연극의 가치를 한층 높인 것 같다”며 “아마추어인 그들이 오히려 기성연극인들에게 반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며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