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행복한 나라가 있습니다. 그 나라 국민은 누구나 원하는 공부를 평생 무료로 할 수 있고, 원하는 직장에서 일을 즐기며 할 수도 있고, 주택구입도 국가에서 책임져 줍니다. 전쟁의 위험은 전혀 없으며 노후도 보장해 주고, 질병, 죽음 같은 슬픔을 같이 나눠주고 관리해 줍니다. 국민들은 일과 여가를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즐기기만 하면 됩니다.
물론,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나라겠지만 많은 지도자들은 이러한 국가 건설을 끊임없이 약속해왔고, 여기에 필요한 많은 재원 중 상당 부분을 국민들이 원하건 아니건 세금을 통해서 얻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런 완전한 이상국가를 이룬 나라는 물론 없었습니다.
비교적 복지국가라 불리는 뉴질랜드를 다녀온 친구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친구 일행이 식당에 들어가 음식을 시켰더니 좋은 안주 감이 나왔더랍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가져가려고 샀던 면세 양주를 땄더니, 주인이 와서 주세를 내라고 하더랍니다. 친구는 당연히 따졌죠. 그러자 가이드가 이 나라의 세법이 그러니 내는 것이 좋겠다고 하더랍니다.
하는 수 없이 세금을 지불하고, 주인이 그 돈을 세금으로 내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이 나라의 국민은 자신이 낸 세금이 노후에 연금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젊어서 열심히 벌어서 많은 세금을 내려고 노력하니 굳이 그런 걱정까지 할 필요가 없다” 고 하더군요. 그후 제가 여행을 갔을 때에 노인들이 노후 연금을 현실화시켜 달라고 시위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세금은 의무이기도 합니다만 정당한 세금을 낸 국민에겐 행복을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탈세할 것을 미리 감안하여 정한 높은 세율에 성실하게 일한 치과의사들은 1월과 5월, 일년에 두차례씩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세금은 덜 내는 것이 큰 죄라도 되는 양, 말 한마디 못하고 살아 왔습니다.
이젠 우리 치과의사들도 바뀔 때가 되었습니다. 소득에 대해 더 이상 감추면서 방관자적 자세를 취할 때는 지났다고 봅니다. 우리가 원하는 올바른 복지국가로 가는데 드는 비용인 세금은 받드시 필요합니다.
우리가 진솔한 마음으로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당국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 이제는 우리 현실에 맞는 세율을 당당하게 되찾을 때가 되었습니다. 합의된 합리적인 세금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투자해 봅시다. 더 이상 불안에 떨면서 살 것이 아니고, 낼 것은 내되 당당하게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만 합니다.
세금은 국민에게 더 이상 걱정거리가 되어서는 안되고 기쁨으로 돌아오는 세금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세금 많이 내는 사람이 애국자가 되고, 편안한 노후 생활이 보장되는, 진정한 복지국가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