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의 시절 거제도서 기묘한 돌들에 반해
남한강 등 곳곳 다니며 수석 수천점 수집
치료비대신 돌을 받는 치과의사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곰, 독수리, 거북이와 해, 달, 구름 등이 표현된 수석을 20여년 모아 수석박물관을 차린 치과의사가 있다.
과천시 별양동에 趙成天(조성천) 치과의원장. 그는 과천 서울대공원 앞 전시실 3층에 있는 수석박물관의 관장이기도 하다.
趙 원장은 수련의 시절 거제도로 여행을 갔다가 바닷가의 돌들이 기기묘묘하면서 축소된 자연의 모습을 담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 그후로 남한강 등을 다니면서 수천점의 수석을 수집해 왔다고 한다.
축소된 자연의 모양을 하거나 자연의 모습을 그림처럼 담은 수석들을 모으며, 趙원장 자신이 그 하나 하나에 이름을 붙여주고 생명을 불어넣어 오던 것을 혼자보기 아까워 일반인들에게 보여주려고 박물관을 만들게 됐다고 한다.
이미 수석 동호인 사이에 유명했고 과천시민회관에 수백점의 수석을 전시하고 과천 별양동 동사무소에 수석전시대를 만든 趙 원장에게 서울대공원측에서 박물관을 만들어 보자고 제의가 들어와 흔쾌히 승낙했던 것.
趙 원장은 수석동호인들 가운데서도 좋은 수석을 골라내기로 유명한데, 수석은 지극히 상상물의 소산이라 이에 대한 심안(心眼)이 중요하다고 한다.
趙 원장은 수석을 통해 자연을 바라보며 그 속에 스며있는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게 된다며, 당연한 얘기이지만 아무 돌이나 좌대를 하고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수석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단순한 돌 하나가 수 만년의 세월과 거친 비바람을 견뎌야 비로소 완성되는 수석(壽石)에서 내면의 강인함과 외면의 아름다움은 그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찾게 되는 것이다.
동호인들 중에는 이런 趙 원장에게 치과치료를 받고서 자신이 구한 수석을 내놓고 가기도 한다고.
수석은 이미 골동품과 같은 반열에 올라 값이 수월치 않게 나가기도 하는데 趙 원장은 이렇게 모은 수석을 일반 시민들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은 것이다.
이렇게 자연을 가까이서 즐기며 자연을 벗하며 사는 趙 원장의 별양동 치과에 가보니 대기실이 진료실보다 크지 않나 싶을 정도로 환자대기실이 넓었다.
대기실에는 구관조도 한 마리 있으며 잉어가 있는 수족관, 거북이 수족관, 커다란 나무, 수석, 나무 조각 등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정원이자 또 다른 자연이었다.
늘 가까이서 즐기는 자연을 환자와도 나누고 싶어 대기실을 꾸몄다는 趙 원장은 또 신학대학을 나와 작은 교회에서 전도사로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는크리스찬이기도 하다.
신앙심을 높이고 봉사활동을 위해 과천 구세군양로원에서 18년이 넘도록 노인들에게 무료진료를 해오고 있으며, 안양 평화보육원에서는 15년여 동안 1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역시 무료 진료를 아끼지 않고있다.
그가 자연과 가까이 친근함을 갖고 그 오묘함에 경외심을 갖게 된 것과 신앙심은 전혀 무관치 않다.
“자연은 신이 빚은 창조물입니다. 인간이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가꾸는 것은 당연하지요. 수석은 그 안에 또 다른 자연을 담고 있습니다. 수석을 모으면서 자연에 대한 경외심, 나아가 신에 대한 경외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이에 비해 젊은 모습과 웃음을 갖고 있는 趙 원장. 이런 자연을 향한 활동을 통해 주위 사람들과도 한층 여유롭게 사는 이유가 아닐까.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