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에는 다른 전문인단체에 비해 매우 많은 사설 연수회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치협에서 인정하는 19개 공인 학회이외에도 각종 연구회 등 스터디 그룹이 치과계 만큼 많은 전문인 단체도 없을 것이다. 이들 스터디 그룹들은 매년 자신들의 지적 노하우를 회원들을 대상으로 전파하고 있다. 특히 봄 가을에는 이러한 스터디 그룹들의 각종 연수회가 공인 학회의 학술집담회 보다 훨씬 많이 열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을 긍정적으로 보자면 그만큼 치과의사들이 새로운 지적 탐구에 열성적이라는 증거이다. 이로 인해 치과의사들은 환자들에게 보다 양질의 진료를 펼칠 수 있게 되는 계기도 되기에 학술 및 임상술식을 위한 각종 스터디 활동은 일견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다. 지나칠 정도로 경쟁적으로 퍼져가는 사설 연수회로 인해 회원들이 필요 이상으로 강박관념에 시달리기도 한다는데 마치 이러한 연수회를 듣지 않으면 도태되는 듯한 느낌에 여기저기 연수회를 다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정작 더 큰 문제는 사설 연수회에 가입할 때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 10월부터 5주간 본지에 게재된 각종 학술광고를 살펴보면 사설 연수회는 총 31건으로 정식학회 및 대학의 학술행사 20건 보다 훨씬 많았다. 이 가운데 20건은 대략 1∼20여 만원이지만 1∼2일간의 등록비로 40∼50만원 받는 곳이 2건, 100만원 이하가 3건, 200만원 이상이 1건으로 비교적 등록비가 비싼 곳도 상당수 있다. 또한 일부 등록비를 밝히지 않은 연수회 중 상당수는 3, 4백만원에서 7백여 만원 등 고가의 등록비를 받고 있는 곳도 있다.
물론 고가의 연수회 대부분 이 제한된 인원만 등록하는 개별지도 성격의 연수회이며 등록비도 연간 등록비지만 회원들의 부담이 상당한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등록비 책정이 어떤 기준점이 있어서 책정된다기 보다 강사나 주최측의 주관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들 사설 연구회의 학술활동이나 강의활동자체가 문제있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자신들의 지적 재산권을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식을 팔고있다"는 지적을 하는 회원들도 상당수 있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지식을 전체 치과계의 발전을 위해 명예롭게 사용하지 않고 지나치게 상업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한번쯤 되새겨 볼 일이다. 또한 일각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이렇게 비싼 강의료를 지불하고 배우다 보면 환자에게 그 비용이 청구되어 결국 환자의 부담을 늘게한다는 점 역시 새겨 들을 부분이다.
앞으로 사설 연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지적들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아울러 치협에서도 지나치게 규제해서는 안되겠지만 일각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연수회의 수준이나 내용을 고려한 등록비 산정 가이드 라인을 만들거나 연수회에 대한 심의기구 설치문제에 대해 신중히 연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