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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울한 사건
재발방지에 노력해야

관리자 기자  2001.12.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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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서 뜻하지 않은 비보를 접하게 됐다. 서울 목동의 한 치과의원장이 강도범에 의해 피살된 것이다. 예전에도 이러한 강도사건은 심심치 않게 있어 왔다. 그러나 이번과 같이 원장이 살해 당하는 일은 없었다. 이번 사건이 치과계에 주는 충격은 매우 크다. 예전 때강도 사건이 있을 때도 사람을 상해하는 일은 가급적 피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제는 인명을 서슴없이 앗아가고 있다는 점에, 마치 내 일같은 전율이 오는 것이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만 해도 심리적 집단 패닉현상까지 몰고 올 수 있는 사건이다. 치과의원들은 사실 범죄를 예방하기에는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대부분이 개인 개원 형태를 취하고 있고 치과의사 1명에 치위생사나 간호조무사 2∼3명을 두고 있는 것이 고작이다. 강도가 3∼4명만 돼도 숫적에서부터 제압 당하기 일쑤다. 80년대 말과 90년대 초에는 한 때 치과의원 전문털이범들이 극성을 떤 적이 있었다. 치과의원들을 털어간 범인들은 대부분 검거되기는 했지만 그들이 출소되는 시점인 2∼3년 후에는 또 다시 이런 일이 되풀이 되곤 했었다. 그러다가 한동안 뜸했다가 이런 만행을 접하게 된 것이다. 가뜩이나 의료환경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어 마음 한편 불편한데 진료를 하다가 비명횡사한 사건을 접하고 나니 속이 불편하다 못해 텅 빈 것 같다. 치협과 서울지부에서는 이 사건의 중요성과 파급되는 영향을 고려하여 재빨리 사태수습에 나서 경찰당국에 범인 검거를 촉구하여 사건 발생 8일만에 범인을 검거했다. 그러나 이제부터 치과의원들은 자구책을 또 다시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일이 또 발생할 수 있는 개연성은 많기 때문이다. 기업의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실업자가 늘고 있으며 대졸자는 취직조차 못해 고학력 실업자가 늘고 있는 마당에 저학력 취업 희망자가 들어설 곳은 많지 않다. 이러한 사회적 불안구조는 사회에 대한 적개계층을 양산하기 마련이다. 그들의 불만이 엉뚱한 피해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단기처방으로 인근 지역 상가나 주민간의 공동방범시스템을 만들거나 가까운 파출소와 비상벨을 설치하거나 경찰의 순찰활동 강화로 어느정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 갈 볼 필요가 있다. 치과의사들의 대국민 이미지 개선에 노력해 나가는 것이다. 이는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국민이 느끼는 치과의사상은 `잘 살고 편안한 전문인" 정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끊임없이 사회의 지도계층으로서 항상 주위에 있는 불우 이웃을 솔선수범하여 돕거나 현재 치협에서 추진하고 있는 장애인사업을 보다 활성화 하여 치과의사상을 제고시켜 나가거나 지역사회 문제에 동참하는 등 서민과 함께 하는 모습을 심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튼 이번 일로 우울한 연말을 보내게 됐지만 이번 기회에 한번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를 갖었으면 한다. 물론 범죄재발 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예방책을 마련하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