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립치과박물관 수준으로 올릴 터”
역사의 대한 인식은 미래를 보는 안목에서 시작한다.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계획하기 위해서는 지나간 발자취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역사를 챙기는 작업은 그래서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흩어져 있는 역사를 꿰매는 작업은 고달프다. 여기저기 수없이 많으면 문제는 간단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제대로 되어 있는 것이 없을 때는 난감할 뿐이다.
韓秀夫(한수부) 서울치대 교수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치의학의 역사찾기에 적극 나선 끝에 드디어 오는 28일 서울치대 1층에 치의학박물관을 개관한다.
지난해 8월 치의학박물관장직을 맡은 이래 그는 1년 5개월여 동안 혼자서 동분서주했다. 위원회를 구성할만도 하지만 이 일을 누구에게 맡겨서 할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렇다고 명예욕 때문은 아니다. 이 일은 명예와는 별로 관계가 없는 중노동에 속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미치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이 일도 누군가 미치지 않고서는 이루기 힘듭니다.” 바로 미쳐야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는 역사찾기를 소명의식을 갖고 뛰었다.
“신문에 기사화되고 일일이 원로들에게 전화를 걸은 결과 거창에서 정낙현 선생님과 박재준 전 장군, 변석두, 조용필 선생 그리고 옛 학장님들 가족분들이 적극 나서서 보관해 오던 귀중한 기자재 및 재료나 사료들을 모아 주셔서 자료들이 상당히 모아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운영기금. 현재 서울대병원 중앙에 위치한 고옥한 건물 2층에 있는 의학박물관은 병원에서 운영비가 나오지만 치의학박물관은 치대 자체 소속이라 지원금이 없다. 한 교수는 우선 기금모금에 나서 치대에서 7천만원과 치대발전기금에서 2천만원 등 9천여만원을 모았다.
“통상 최소 3억원은 있어야 합니다. 이 박물관이 단지 서울치대만의 박물관은 아닙니다. 서울치대 역사가 곧 우리나라 치의학 역사라고 봐도 좋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치협 등지에서도 적극 지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화에서 부산까지, 한 교수가 발품으로 얻어온 귀중한 치의학 사료들은 드디어 28일 개관과 함께 일반에게 공개된다. 미국 매릴랜드치대에 있는 국립치과박물관 수준으로 끌어 올리고자 한다는 한교수는 우선 내년 4월에 있을 치대 80년사 행사 때 박물관 이벤트를 가질 예정이며 아태조직위원회에서 좋다면 아태회의 때도 견학코스로 개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