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시장 개방문제가 개원가의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시장 문제가 점차 구체화되면서 이전까지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던 개원가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면목동에서 20여년 개원하고 있는 박모 원장은 “의료시장이 개방되면 우리같은 개원의들에게도 굉장한 타격이 될 것”이라며 “치협 등에서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협 WTO대책위원회에 위원으로 참가하게 될 李相鎬(이상호) 인천지부 부회장은 “이미 개방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큰 병원들이야 어려움이 작겠지만 동네치과들은 충격이 덜하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보였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심모 원장은 “의료시장의 개방에 대해 이렇다할 준비방안을 갖고 있지 않은 치과의료계에 교정전문 미국치과병원은 큰 위협”이라며 “미국의 선진 의료기술과 첨단 시설, 치료시스템을 자랑하는 OCA(Orthodontic Centers of America) 병원에 예약을 하는 환자가 많아질수록 국내 의료시장은 그만큼 위축될 것”이라고 큰 우려를 표시했다.
WTO대책위원회에 위원으로 참가하게 될 朴仁出(박인출) 원장은 “의약분업 시행만으로도 의료계가 크게 흔들렸는데 앞으로 민간보험, 외국병원의 국내진출, 의료광고 자유화 등이 이뤄지면 그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朴 원장은 이어 “의료계 변화의 핵심은 시장경제라고 할 수 있다”며 “어차피 이것이 대세라면 가급적 빨리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 새로운 체제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기택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치의신보 1000호 기념 심포지엄에서 “외국 의료기관의 진입장벽이 21세기에는 무너질 것”이라고 예측하며 “우리의 의료기관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쟁적인 환경에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정부는 제도적인 정비를 통해 국가의 보건의료체계 전반의 운영과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이고 의료기관들은 진단과 치료를 포함한 의료기술과 의료서비스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향상시킬 것을 주문했다.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