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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퇴임한 이종흔 교수
"기초학문에 대한 배려 필요"

관리자 기자  2002.03.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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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정년을 맞게 된 것은 큰 행운이며 하느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전임강사를 시작으로 서울치대에서만 33년동안 봉직한 李種?(이종흔) 구강생리학교실 교수가 "지구가 도는 이치처럼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정년을 맞게 되는 것"이라며 담담한 표정으로 퇴임소감을 밝혔다. 무급조교와 시간강사로 활동한 기간을 합치면 李교수는 실제 서울치대에서만 38년을 보낸 셈이다. "서울치대 학장직을 맡고 있을 때 의학도서관에 통합되었던 치의학도서관을 독립해 재개관시킨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李 교수는 "치의학 도서관이 치의학 분야 학술정보의 본산의 역할을 맡게된 것으로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지난 1969년 우리나라에서 구강생리학교실을 최초로 개설, 오늘날 구강생리학의 발전을 일궈온 李 교수는 "처음에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기자재를 장만하면서 강의와 실습을 시작했는데 현재 10개 치대에 구강생리학 교실이 개설되는 등 나름대로 치의학 발전에 공헌한 것 같아 흐믓 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도 생리학을 성서같이 생각하고 보라"고 농담을 잘했다는 그는 "생리학 과목은 임상과 기초학문의 기본"이라고 구강생물학에 대한 깊은 애정을 잃지 않았다. 李 교수는 구강생물학 중에서 악안면영역의 감각 및 운동기전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악운동의 말초 및 중추기전, 이와 관련된 통각의 전달 경로, 전달물질 및 통각조절에 관한 연구와 진통제 개발 등의 업적을 이뤘다. 李 교수는 "국가적으로도 기초과학의 붕괴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높고 우리 분야도 응용기초이기는 하지만 같은 현상이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면서 "경제논리에만 의존하지 말고 기초학문에 대한 배려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치대 20대 학장 이외에도 대한구강생물학회 회장, 국제치과연구학회(IADR) 한국지부회 회장, 치협 학술부회장, 대한생리학 회장, 한국치정회 부회장과 회장 권한대행, 치대교수로는 처음 서울대교수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림원 종신회원을 역임하는 등 바쁘게 학회활동과 사회활동을 벌여온 李 교수는 "퇴임후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면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겠다"고 퇴임후 계획을 밝혔다. <이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