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목표 위해 도전하겠다”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메이저대학의 하나인 UCLA치대 학장을 역임하고 있는 박노희 학장(58세)이 제10회 KBS 해외동포상 자연과학부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박 학장은 지난 4일 KBS 신관TV 공개홀에서 열린 시상식에 부인 전유배 여사와 함께 시상대에 올라 한국방송공사 박권상 사장으로부터 상금 2천만원과 꽃다발을 수여받았다. 이날 시상식은 전국에 생방송 됐으며 박 학장은 이날 방송에서 “다시 태어난다해도 똑같은 일을 다시 하겠다”며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한다”고 밝혀 큰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번 박노희 학장의 자연과학분야 해외동포상 수상은 그동안 130여편에 달하는 연구논문을 세계적 권위를 가진 잡지에 게재하고 특히, 구강암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가로 세계적인 의학자로서 한국인의 명예를 드높인 공로가 인정된 것이다.
박 학장은 지난 20년간 2천만불 이상의 놀랄만한 규모의 연구비를 따냈으며 학장에 취임해서는 교육행정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해 치과병원을 현재의 발전된 모습으로 육성해 왔고 기부금 모금에도 탁월한 능력을 과시했다.
박 학장은 미국 내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는 UCLA대학에서 지난 98년 7월 동양인으로 학장이 된 것은 엄청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월에는 UCLA대학 역사상 두 번째로 5년 임기의 학장에 연임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박 학장은 지난 4일 李姬鎬(이희호) 여사가 마련한 청와대 만찬장을 다녀온 뒤 기자와 만나 “상을 받아 무척 기분이 좋다”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드리고 특히, 은사이신 정동균 교수님이 생각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박 학장은 지난 68년 서울치대를 졸업, 서울대 치과병원에서 치주과 수련을 마치고 군에 다녀온 뒤 75년 미국에 건너가 조지아 의과대학 연구원을 거쳐 PHD를 2년만에 끝내고 하버드대학에서 치의학박사를 받았다. 그뒤 하버드 의대 조교수를 거쳐 84년 UCLA대학으로 옮긴 박 학장의 당시 학장 도전은 부인도 경악을 금치 못했을 정도였다고. 과장도 한번 안해보고 행정이라고는 치학연구소 소장만 1년 역임하게 고작인 동양인이 학장에 도전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모한 일이었다.
미국출신도 아닌데다 동양인이 학장을 역임한다는 거부감이 많았지만 박 학장은 한차례 실패를 경험한 뒤 치밀한 준비를 통해 미래 비젼과 장단기 발전계획을 제시하면서 까다로운 인터뷰와 심사 절차를 통과해 98년 7월 학장에 취임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학장 취임후에도 미국 교수들 사이에서 동양인이 학장을 맡고 있다는 거부감이 2년정도 지속되었지만 박 학장은 뛰어난 비즈니스적인 마인드와 정치력으로 이를 극복하면서 재직하는 3년동안 기부금을 1천만불 이상 거둬 들이는 놀란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박 학장이 취임전까지 당시 기부금이라곤 동창회에서 기부하는 20만불 정도가 고작이었으니 상상이 안가는 액수였다. 박 교수가 학장직을 맡으면서 연구비도 3배 이상 늘어나고 대학과 병원이 엄청나게 변화되는 것을 보고 이젠 박 교수가 다른 곳으로 옮길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 됐을 정도라고.
“이제는 지식의 시대”라고 강조하는 박 학장은 “교수가 재산이다. 교수가 좋으면 대학도 따라서 좋아진다”며 교수를 잘 채용하는게 대학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장을 맡고 있으면서 보람도 많고 재미도 있다”고 말하는 박 학장은 “하는 일이 고생도 되고 힘든일도 많았지만 절대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목표를 위해 도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혀 UCLA 대학 총장 도전을 시사했다.
<이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