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차 아세아태평양치과연맹 서울대회가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는 국민과 함께하는 대회로 승화되어 가고 있다. 치협과 조직위원회가 대회진행 외에도 국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 하나가 3월30일 코엑스 동관입구에서 벌이는 금연가두캠페인이다.
금연의 위해성은 지나치게 강조해도 상관없다. 정부에서도 대국민 캠페인으로 금연 홍보를 꾸준히 하고 있어 흡연인구는 서서히 줄어 들고는 있지만 아직도 전체 흡연인구는 많은 실정이다. 한국담배인삼공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이 한해에 피워대는 담배개피수는 약 1천억 개피. 해방후 50년간 인구수는 1.5배 증가했으나 담배 소비량은 약 8.4배(96년 기준) 늘어났다고 한다. 최근 10여년간 전체 흡연인구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담배 소비량은 오히려 약간씩 늘어나는 추세다.
흡연인구를 살펴보면 전체적으로는 약간씩 줄어들기는 하지만 그리 크게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 문제는 청소년들이다. 성인들의 흡연은 남자 여자 모두 미미하나마 줄어 들고 있지만 미래를 짊어갈 청소년들의 흡연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매우 충격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성인 남자의 경우 지난 80년에 79.3%가 흡연을 했으나 90년 75.6%, 99년에는 65.1%로 크게 줄어들었다. 여성의 경우도 80년에 12.5%였다가 90년에 6.7%, 99년에 4.8%로 약간씩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의 흡연율은 금연운동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교 남학생의 경우 88년에 23.9%에서 약 10년만인 99년에 32.6%로 크게 증가했다. 여학생의 경우도 91년 2.4%에서 99년 7.5%로 크게 늘었다. 중학생도 마찬가지다. 남학생의 경우 88년 2.7%에서 99년 6.2%로 크게 늘었고 여학생은 91년 1.2%에서 99년 3.1%로 점점 흡연 연령층이 내려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과보호로 자라는 청소년기의 호기심이 절제심을 잃고 흡연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도 세계 1위 수준의 흡연실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금연에 대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지만 효율성은 떨어지는 것 같다. 사실 금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어떤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지만, 개인적인 기호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범 사회적 정신운동으로 차츰 변화해 나가야 하는, 장기적인 계획과 실천이 필요한 어려운 싸움이다. 이러한 운동은 각계각층에서 항시적으로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사회 지도층부터의 실천이 요구되기도 하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성인들부터 금연하는 자세를 가져야할 것이다.
이번 아태회의를 맞이하여 벌이는 치협의 금연운동은 이러한 의미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며 국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뜻깊은 실천운동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그러나 치과의사들이 많이 동참해 주어야 이 금연운동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도 잊지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