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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도 한동포”
조선족교회 치과진료실 개설

관리자 기자  2002.03.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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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치대 경인동문회서 운영 주관 매주 1일 무료 진료 봉사 18년만에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는 황사가 걷히고 며칠만에 햇살이 얼굴을 드러냈던 지난 24일 일요일 오후. 서울 구로동 소재 조선족교회 앞에는 수백 명의 조선족동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교회로 모여드는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 같이 어둡고 냉소적이다. 멍하니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는 한 조선족동포의 시선을 따라가던 기자의 눈이 “한국 정부는 200만 조선족 동포와의 인연을 끊으려 하는가?”라고 새겨진 현수막에서 멈춘다. 이날 조선족 동포들은 生死가 달린 항의 집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는 얼마전 정부가 앞으로 두 달간 불법체류자 자진신고를 하도록 하고 1년 안에 자진출국 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불법체류방지 종합대책’을 확정했기 때문. “입국 때 지고 온 빚도 못 갚았는데 신고하고 1년 내에 가라고 한다면 중국에 돌아가 죽으란 소리입니까!” 한 조선족 동포가 깊은 한숨을 내뱉는다.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서 이들은 대게 1천만원 정도의 빚을 기본적으로 떠 안게 된다고 한다. “살자고 살아보겠다고... 그래도 같은 민족이 있는 땅”이라고 한국을 찾았던 이들은 同族의 아픔은 돌아보지도 않은 체 불법체류자란 딱지를 붙이고 자신들을 내몰고 있는 한국정부의 방침이 야속하기 그지없다. “우리 조선족도 한 민족이라고, 동포로 인정해 달라고 소리칩시다.” 조선족교회가 이렇게 술렁이던 날. 조선족교회 한편에 마련된 구강진료실에서는 소외된 이들을 위해 구강진료 준비를 분주히 하고있는 치과의사들의 모습이 앵글에 와 잡힌다. 같은 민족인 자신들을 밀어내는 대한민국이란 나라와 사람들이 몹시도 미운 날... 자신들에게 사랑의 인술을 베풀기 위해 모여든 치과의사들... 과연 그들에겐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교회 한켠에 마련된 치과진료소입구에는 진료를 받기 위해 모여든 조선족동포들이 줄지어 앉는다. 오는 4월 ‘Dream, Devotion & Dentistry’를 주제로 열리는 APDC 서울총회의 ‘Devotion’의 참 의미를 강조하는 의미에서 마련된 치과진료소. 국내에 체류 중인 조선족들에게 지속적인 무료치과진료를 제공하기 위해서 개설된 무료치과진료소에서는 앞으로 전남치대 경인지역 동문회 전담 하에 매주 무료진료 봉사활동을 펼치게 된다. 이날 개소식에서는 이기택 치협 협회장, 홍순용 APDC 조직위원장, 김태홍 국회의원, 황현식 전남치대 학장 등이 참석 조선족동포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키도 했다. 서경석 조선족교회 담임 목사는 “정부가 내세운 ‘불법체류방지 종합대책’으로 인해 그리고 그간 한국인들이 같은 민족인 조선족들에게 보여준 냉대와 무관심 인해 상처를 받아온 이들에게 이러한 커다란 선물을 안겨주게 되어 기쁘고 뜻 깊다”고. <강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