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 치아고통 해결
쪽방 진료 아시나요
“나는 봉사단 일원일 뿐 ”겸손
IMF경제위기가 이제는 잊혀진 듯 다시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에서 소외되고 응달진 곳이 많이 있다.
노숙자가 조금 나은 생활을 하면 일용직 근로자로 나가게 되고, 하루에 5천원정도 하는 한평도 안되는 소위 ‘쪽방’에서 생활하게 된다.
노숙자들은 그야말로 거처할 곳이 전혀 없기에 국가에서 마련한 ‘자유의 집’이나 교회 등에서 잠을 자고 무료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하면서 지낸다.
쪽방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구로동을 비롯한 영등포일대에서 치과 무료진료를 하고 있는 치과의사들이 있다.
전남치대 경인동문회는 장기려선생 기념사업회와 공동으로 무료 진료사업을 영등포역 인근 광양교회와 이동진료차에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치과 진료를 책임지고 있는 전남치대 경인동문회의 姜忠熙(강충희) 원장.
姜 원장을 비롯한 전남치대 경인동문회는 지난해 9월 첫 진료를 시작하여 매주 목요일 영등포일대의 노숙자 및 1평정도의 쪽방 생활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진료에 소요되는 경비는 국민일보사의 ‘사랑의 의료봉사’사업팀에서 제공되는 이동진료차와 장비를 이용하며, 영등포역 쪽방 상담소와 진료차량 안에서 노숙자와 쪽방 생활자 등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姜 원장에 의하면 영등포 쪽방 거주자들은 장애인, 독거노인, 무연고자, 일용직 근로자, 노숙병행자 등 주민등록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기본적인 생활보호 대상 지정 같은 행정지원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姜 원장은 이런 사람들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진료기기와 의사, 간호사가 상주하여 매일 진료할 수 있는 진료소 개설이 최선의 방안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실행이 어려운 것이기에 이런 이동진료라도 열심히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이 의지가 약해서,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생각보다는 하루하루 살아야 겠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어렵게 번 돈을 술을 마셔버리고 진료하겠다고 오는 사람도 술을 마시고 와서 치료가 더욱 더디게 된다고 姜 원장은 설명했다.
姜 원장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첫날 진료가 개시되자마자 20여명의 환자분들께서 진료를 신청하셔서 정해진 진료시간이 부족하여 저녁 10시를 넘어서까지 진료가 이루어질 만큼 호응이 컸다고 한다.
그러나 姜 원장은 영등포 전남치대 경인동문회가 얼마전 조선족 치과진료소도 개소했으며, ‘쪽방’진료도 30명의 인근 동문들이 참여한다며 자신은 봉사활동에서 작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을 뿐이라고 한다.
朴永燮(박영섭) 전남치대 경인동문회장의 말을 빌어보면 전남치대가 경인지역에 많이 진출해 있어서 동문들이 자주 모여 사회에 봉사할 방안을 모색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국민일보에서 이동진료차량을 제공하겠다는 제의가 들어와 흔쾌히 전남치대 경인동문회가 받아들여 지금까지 많은 동문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姜 원장은 마침 구로구에 개원하고 있어 영등포 봉사활동에 주도적으로 이끌며 진료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애쓰고 있다.
姜 원장은 “한끼 끼니거리조차 어려운 처지의 주민들에게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낮 시간에 치과 진료를 받으러 간다는 것은 너무도 힘든 것이었는데, 이렇게 밤늦게 까지 무료로 진료를 해주는 것에 무척이나 고마워해 주시는 모습에서 봉사의 참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며 주로 구강검진, 충치치료, 발치, 치주치료, 스켈링, 근관치료 등과 함께 간단한 보철물도 해주고 있다고 한다.
姜 원장은 진료에서 느낀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하루하루 병원과 집만을 왔다갔다하면서 살다가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니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시흥, 부천 등지에서 1~2시간씩 걸리는 거리를 마다하고 진료를 돕겠다고 와주는 동문들이 너무 고맙다”고 공을 동문들에게 돌렸다.
한편 함께 무료진료 사업을 벌이고 있는 장기려선생 기념사업회에서는 쪽방지역에 100평 규모의 상설무료진료 병원 개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전남치대 경인동문회도 함께 참여하며 조만간 무료치과 진료소를 개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