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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공리에 막내린 APDC
그러나 아쉬움이 있다

관리자 기자  2002.04.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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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24차 아시아태평양치과연맹 서울 총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서울 총회는 여러 가지 난제들 가운데 그나마 무사히 성공적으로 치른 대회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여러가지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과거 대회보다 훌륭했던 점이 있었지만 몇가지 요인으로 인한 문제점 발생은 두고두고 되새겨 봐야 할 점이다. 우선 이번 대회의 최대 약점은 학술대회장과 전시장이 떨어져 있었다는 점이다. 시기가 월드컵 대회준비기간과 맞물려 코엑스를 전시장으로 사용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업체에서 셔틀버스를 제공하여 이용에는 불편함이 없었지만 심리적으로 두 곳을 왕래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였다. 치과의사들이 국내 대회보다 적게 참가하게 되니 자연히 업체들도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치과의사들이 과거 대회보다 적게 참여한데에는 식목일과 토요일사이의 징검다리 연휴로 인한 휴가 인구가 많았기 때문인 것도 한몫을 했다. 날짜를 선정하는데 선택여지가 별로 없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움은 남는다. 학술대회도 문제가 있었다. 일부 강연은 250석에 10명 안팎의 인원만이 강연을 들었다. 일각에서는 치과의사들이 선호하는 학술강연을 집중적으로 펼쳤으면 훨씬 많은 회원들이 참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치협주최의 학술대회가 한계점에 도달한 것이 아닌가를 점검해 봐야 한다. 무작정 치협이 최고 기관이니까 치협이 주최하는 큰 대회는 있어야 한다는 권위주의적 발상보다는 보다 실리적인 발상의 전환을 고려해 보자는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각 학회나 비공인 학술단체에서 매년 수많은 학술 강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마당에 치협 주최의 학술대회가 꼭 필요한지를 검토해 봐야 한다. 오히려 이제는 각 지부단위 또는 권역별 단위의 학술대회를 협회에서 지원해 주는 방식으로의 변화도 모색할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한다. 기자재 전시도 마찬가지다. 업체가 모여 기자재를 전시하는데 꼭 치협이 주체가 되어 열어야 하는지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처럼 기자재단체에 일임하고 치협은 이러한 대회를 열어주는 대가로 수익의 일부를 기금으로 받는 방안도 있다. 이러한 대회 주최자로서의 문제점 말고도 치과의사들 자신들의 문제점도 점검해 봐야 할 것이다. 요즘 각종 세미나나 연수회 등을 살펴보면 임프란트, 교정, 보철, 심미 등 주로 비보험 분야가 단연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도 있는 법이다. 그러다 보니 기초분야에서 임상 분야까지 다양한 학술 프로그램을 마련한 치협의 학술대회 등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학문적 편중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지나치다 보면 결국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아무튼 이번 기회에 치과계는 학술대회와 기자재전시가 갖는 의미와 성과를 점검하고 보다 나은 방향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21세기는 변화의 시대이다. 과거 관습에 얽메이지 않는 신선한 발상이 요구된다고 하겠다.